“나는 왜 이 길을 걷고 있을까”
어깨에 맨 가방의 8kg 무게보다 마음이 천근만근 무거운 날이었다. 보통 1시간이면 4km를 갈 수 있는데 오늘은 그 절반도 걷지 못했다. 길을 걷다 감정이 터져버렸고 길에서 또 엉엉 목놓아 울고 말았다.
한국에서 해결하지 못한 취업, 돈, 꿈에 대한 고민을 순례길에서 위로받고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던 내가 바보였다. “여행은 여행일 뿐이야…. 바보 너는 그냥 도망 온 거잖아..”
엉엉 울며 걷다 쉬기를 반복하다 누군가 위로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동물 ‘말’을 만났다. 이렇게 가까이서 말을 본 적은 처음이었다. 똥그랗고 커다란 눈이 참 예뻐서 한참을 보는데 갑자기 말이 눈물 한 방울을 뚝 흘렸다. 그러더니 말이 운다. 나도 울었다. 같이 울었다. 내 마음을 읽었는지 알 수 없지만 고마웠다. 혼자 지고 있는 마음의 무게를 같이 들어준 것 같아서.
울고 나니 머리가 맑아진다. 고민해서 걱정하던 일이 해결되기를 바란 거였다면 순례길에 오지 않았을 거다.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서 노력했을 거고 그 해답은 이 길에서보다 문제의 근원지에서 더 빨리 해결했을 거다.
그럼 난 왜 이 길을 걷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