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모든 ‘나’에게
2019년 나를 찾겠다고 지구 반 바퀴 너머에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았다. 2022년 지금, 여전히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꼭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29살이 됐고, 스스로 떠오른 질문에 대한 답이 나를 찾아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어른이 됐다.
2019년 4월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고 원고 초안을 썼다. 글이 너무 쓰고 싶어서 초안을 만들기는 했지만, 막상 완성하고 나니 너무나 부끄러웠다. 1년 후인 2020년 초안을 수정했고 역시 숙성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돼서 한참을 묵혔다. 그리고 2022년 다시 한번 용기를 내 브런치북을 냈다.
그때 글에서 변경된 것이 거의 없는 걸 보면 원고 내용이 아니라 스스로 성숙해질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다시 내 글을 읽으니 애틋하고, 눈물도 나고, 순례길에서 마법 같은 경험이 삶에 잘 스며든 것이 느껴진다.
책 제목 <산티아고 순례길 위에서>에서 단어 ‘순례길’을 ‘인생, 삶, 생’이라는 단어로 대체하고 읽으면 조금 더 애틋하게 느껴진다. 나의 존재를 잘 알아봐 주고 관찰했던 장소가 산티아고 순례길이고, 덕분에 한국에 돌아와서 내 앞에 펼쳐진 길을 잘 걸을 수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한 달의 짧은 시간이 내 생 전체에 걸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을 느낀다.
용기를 내서 고민하며 보낸 시간을 공유한다. 순례길에서 마주했던 생각과 고민이 불씨가 돼 조금씩 성장하는 중이고, 내 얘기가 누군가에게 불씨가 돼 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모든 ‘나’에게
‘나’를 잃어버려 너무나 찾고 싶은 ‘나’에게
세상 어디에 소중하지 않은 ‘나’는 없으니까
부엔 까미노!
여전히 그리운 곳.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