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드리드 공항에서 이제 막 걷기 시작하는 순례자를 만났다. Buen Camino!! 내가 처음 시작할 때 많은 사람이 날 응원해 주듯 이번엔 내가 그랬다. 여행객들이 모두 배낭을 들고 있어도 순례자와 여행객은 구분이 된다. 무언가 찾으러 떠나는 사람에게는 말로 설명되지 않는 특별함이 느껴진다.
공항에서 인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멀리서 한명의 스페인 아저씨가 다가온다. 내게 순례길에 갔다 왔냐고 물었다. 아저씨도 오래전부터 순례길을 걷고 싶었는데 아파서 걸을 수가 없다고 한다. 날 보고 순례길에 대한 꿈이 생각난 걸까?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아저씨가 울었다. 나도 울었다. 우리는 같이 울었다.
순례길에서 만났던 말이 지금 나와 같은 기분이었을까? 크게 무언가 하지 않아도,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그런 순간을 느낀 거였겠지 말도, 스페인 아저씨도, 나도.
비행기 시간이 얼마 안 남아 눈물을 그치고 배낭을 뒤적여서 순례길에서 산 엽서에 내 이름을 적어서 선물했다. 아저씨는 너무 고맙다며 미소를 보였다.
내 삶은 이제 시작이다.
안녕 카미노!
반가워 나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