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 (Relax your body)
경쟁이 치열한 현대 사회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한발 뒤쳐지는 것만 같아 늘 긴장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새로운 소식은 무엇인지 눈과 귀가 바짝 긴장해 있고 승모근은 잔뜩 화가 난 것처럼 솟아있다. 앞서가는 사람보다 먼저 가기 위해 발걸음은 점점 빨라진다. 몸은 마음 상태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기고 싶고 앞서고 싶은 마음에 몸은 늘 긴장해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자율신경의 항상성이 깨져 각종 질병을 초래한다. 자율신경은 내분비계와 함께 심혈관, 소화, 비뇨기 및 생식기관의 기능을 조절해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하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다양한 자극에 대해 신체가 적절하게 반응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는데, 두 신경은 기능적으로 서로 반대 작용을 하면서 우리 몸의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교감신경은 위급한 상황에 빠졌을 경우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부교감신경은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여 에너지를 저장해두는 역할을 한다. 교감신경은 낮, 활동, 일, 운동과 밀접한 신경계이고, 부교감신경은 밤, 수면, 휴식, 식사를 주관하는 신경계이다. 요즘처럼 수면시간이 짧아지고, 일이 많아지면 균형을 이루던 자율신경계가 교감신경 우위로 변하게 된다. 높아지는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더욱 항진시킨다. 부교감신경이 기능을 제대로 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교감신경은 수면 이완 휴식을 통해 활성화된다.
부교감신경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만한 것으로 요가를 추천한다. 요가 수련을 통해 몸을 자연스러운 상태로 회복시키고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스트레스, 피로, 긴장감, 불면증 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다양한 요가 스타일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모든 요가 수련은 사바아사나, 송장자세로 마무리한다. 온 몸의 긴장을 빼내고 몸을 충분히 이완시키는 것이다. 이 아사나를 통해 활성화된 교감신경을 잠재우고 부교감신경이 살아나 자율신경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다. 어떤 이는 요가 수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이라고 말하기도 할 정도로 꿀맛이다. 나도 백 퍼센트 공감한다. 충분한 사바아사나를 하고 나면 다시 일어나 활동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때 함께 하면 좋은 이완 명상이 요가니드라 혹은 바디스캔(Body scan)이다. 바디스캔은 매사추세츠대학병원의 존 카밧진교수가 1980년대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MBSR, 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면서 대중화됐다.
바디스캔은 몸과 마음을 통일된 전체로 다시 통합하는 과정의 시작으로 몸의 구석구석 근육들을 이완하고 주의를 옮겨가며 의식의 눈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 내려가며 몸의 감각을 관찰하는 것이다. 의식을 옮겨가면서 그 부위의 상태가 어떤지 느끼고 이완될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누워서 진행할 때는 눈을 감고 누운 상태에서 정수리부터 시작해 이마 눈 미간 코 뺨 입술 턱 목 가슴 식으로 발가락 끝까지 스캔을 하면서 느낌을 관찰한다. 유튜브에 많은 요가니드라, 바디스캔에 관한 영상이 올려져 있으니 개인 취향에 맞는 영상을 골라 틀어놓고 따라해 보자. 내 경우 가끔 순간적으로 깊은 잠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때는 오늘 내가 매우 피곤했구나 라고 인지하며 자책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급적 의식이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오늘도 열심히 교감신경에 불을 켜고 일한 당신, 잠들기 전에 이완명상을 한번 해보길 권한다. 당신의 깊은 꿀 잠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