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락 Apr 20. 2021

요가와 삶

핸즈 온 (Hands-on)과 공감

정신과 의사 정혜신의 책 『당신이 옳다』에 이런 구절이 있다. “공감은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 마음을 구석구석, 찬찬히, 환하게 볼 수 있을 때 닿을 수 있는 어떤 상태다. 사람의 내면을 한 조각, 한 조각 보다가 점차로 그 마음의 전체 모습이 보이면서 도달하는 깊은 이해의 단계가 공감이다. 상황을, 그 사람을 더 자세히 알면 알수록 상대를 더 이해하게 되고 더 많이 이해할수록 공감은 깊어진다. 그래서 공감은 타고나는 성품이 아니라 내 걸음으로 한발 한발 내딛으며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요가 수업에 참여해 본 사람이라면 한두 번은 지도 강사로부터 자세 교정을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전문 용어로 핸즈온(Hands-on)이라고 부른다. 핸즈온은 영어식 표현으로 ‘손을 움직여서’, ‘수동으로’라는 뜻이다. 즉, 지도 강사가 학생이 바른 자세를 만들 수 있도록 직접 교정, 보조를 해준다는 뜻이다. 지도강사의 터치로 마법처럼 안되던 자세가 완성이 되는 경험을 하면 강사의 손길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안 되는 자세를 억지로 만들어 주겠다는 식으로 무리한 핸즈온을 하는 경우, 자칫 부상을 초래하거나 상당한 좌절감과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다. 강사가 학생들 자세를 봐주지 않고 손 한번 안대고 수업을 한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학생들도 있다.


다른 사람 몸에 손을 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초보 강사는 수업을 이끌어 가는 것만으로 벅차 학생을 관찰할 여유가 없다. 어느 정도 익숙해져도 다른 사람의 몸을 터치하는 것이 겁나서 아예 핸즈온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핸즈온에는 몇 가지 중요한 주의 사항이 있다.

l 수련생의 몸을 교정 보조해 줄 때는 조심스럽게, 깊은 연민으로 대할 것

l 천천히 주의 깊게 의식적으로 움직일 것

l 도움을 받는 학생의 몸 상태를 파악하고 도움을 줄 것

l 학생에게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반응할 것을 부탁하고 이에 주의를 기울여 핸즈온을 멈출지 계속할지 결정할 것. 결코 강제로 자세를 취하라고 하지 말 것.


다양한 핸즈온 기술이 있지만 중요한 건 기술보다 마음이다. 비단 요가가 아니라도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핸즈온을 주고받는다. 손으로 하는 핸즈온이 아닐지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때는 기술 보다는 마음이 우선해야 한다.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먼저 공감해야 한다.


상대를 깊이 공감하기 전에 그 사람의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 주겠다며 자신의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 보다는 먼저 그 사람의 마음에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요가와 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