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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지니 Jul 26. 2024

요가 지도자 과정 첫 달의 이야기

훌륭한 지도자가 되려면

OT가 끝나고 첫 수업은 요가 이론으로 시작되었다. 요가의 어원과 역사를 알고(거의 인문학 강의 느낌으로 너무 재밌게 들려주신다) 다음으로는 기본 시퀀스로 수련을 했는데, 이 날 기억에 남았던 것 중 하나가 프라나야마(호흡 조절을 통해 에너지를 다루는 요가 기술) 중 카팔라바티라는 호흡법이었다. 아주 빠른 템포로 아주 강하게 들숨 날숨을 반복하는 복식 호흡법이었다. 서른 번씩 2회에 걸쳐 반복했는데, 정신이 순간 맑아지는 걸 느꼈다. 몸 안의 나쁜 기운이 다 빠져나간 것처럼


그렇게 약 2시간 동안 수련을 하고 첫 수업이 끝났다. 일반 요가 수업과는 확실히 다르게 느껴졌고, 땀도 많이 나고 너무 개운했다. 몸이 정화된 기분이랄까! 다같이 모여 떡과 차를 마시며 소소한 대화도 나누었다. 아직 낯설지만 우리는 서로를 '선생님'이라 부르기로 했다. 선생님들 각각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마다의 참 다양한 배경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요가라는 접점으로 이렇게 한 곳에 모여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회사 동료들, 가족들, 친구들 외에 이런 공동체는 오랜만이다. 바라는 모습은 다를지라도 서로 같은 목표를 향해 좋은 에너지를 나누며 단단해질 것이다.


한 5주째가 됐을 무렵, 시에서 주최하는 요가대회에 출전하게 되는 계기가 생겼다. 개인별 영상을 제출하여 예선에 참가하고, 합격하면 대회 당일 시상식에 참가할 수가 있었다. 요가원에서 강사님들의 지도를 받아 열심히 대회용 아사나를 연습한 뒤, 서로서로 영상을 찍어준 덕분에 마감일에 맞춰 예선 참가를 성공했다. 그리고 한 일주일 지났나! 채점이 끝났고 함께했던 선생님들 모두 수상했다는 소식! 게다가 나는 청년부 3위를 수상했다. 무려 3위...!


함께하는 선생님들 중에는 나처럼 청년부도 있고, 중년부, 장년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있다. 오랫동안 요가를 해온 분들이고 요가를 사랑하는 분들이며 본받을 점이 많은 이미 너무도 멋진 분들이지만 각자 본인의 위치에서 본인이 바라는 모습을 향해 지금부터 함께 최선을 다해갈 것이다.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은 당연히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내 몸부터 제대로 알아가고 싶다. 내가 나를 다스릴 줄 알고 단단해질 줄 알아야 내 주변에도 그 에너지를 전해줄 수 있을 테니까!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수련을 나가는 날, 그리고 지도자 수업을 듣는 날마다가 새로운 도전과 배움으로 가득하다. 나의 몸과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욱 단단해지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얻은 경험과 지식을 다른 이들과 나누며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다. 요가가 주는 평온함과 에너지를 내 사람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나에게는 큰 기쁨이자 보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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