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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정기 Mar 27. 2016

로봇의 시대: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

『로봇시대 인간의 일』구본권 저

話頭: "로봇의 시대, 사람은 어떻게 사람다울 수 있는가"

『로봇시대 인간의 일』구본권 저, 어크로스


한 줄 요약: 인공지능(AI)은 사회 전반의 모든 것을 뿌리부터 바꾸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인간이 여전히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은 새로움을 탐구하는 호기심이다


한 줄 감상: 로봇의 시대에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최고의 투자는 창의성과 호기심에 대한 교육이다.


추천 독자:

1.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이후 미래의 일자리를 걱정하게 된 사람

2.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사람으로서 지적 나침반이 필요한 사람

3. 디지털 시대의 도래에 따른 관계, 철학, 거버넌스 등의 변화를 고민하는 사람



이 우주에서 우리에겐 두 가지 선물이 주어진다. 사랑하는 능력과 질문하는 능력. 그 두 가지 선물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불인 동시에 태우는 불이기도 하다.
- 메리 올리버 Mary Oliver



 바둑은 인간이 만든 게임 중 가장 복잡하다. 바둑을 둘 때 고려해야 하는 경우의 수는 250의 150 제곱보다도 많다. 이는 우주 원자의 수보다도 훨씬 많은 숫자다. 그리고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인지, 판단, 추론이 강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바둑은 컴퓨터도 쉽게 정복할 수 없는 대상이라고 여겨왔다.


이세돌 vs 알파고


 이번 달에 있었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에서 알파고는 결국 이세돌을 4:1로 이겼다. AI의 발전 속도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 알파고 쇼크는 바둑계를 넘어 전 사회로 확산되었다. 더구나 이런 발전은 체스나 바둑과 같은 게임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급격히 당황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인공지능은 무인 자동차와 저널리즘, 의료, 문학 같은 분야에서도 빠르게 확장되어 가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은 우리 삶의 방식을 뿌리부터 바꾸고 있으며 우리가 환경과 관계 맺는 방식도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그리고 이에 따라 고용시장의 재편과 변화는 불가피하다. 많은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량으로 대체해나가고 노동의 상실에 따른 인간성의 상실을 우려한다.


일본의 소프트뱅크 인공지능 로봇 'Pepper'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과학기술은 계속 발전해 왔다. 많은 사람들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면서, 대량 실업이 발생할 거라 염려했다. 다행히 아직까지 데이비드 리카르도, 존 스튜어트 및, 존 메이너드 케인스 등 당대 최고의 경제학자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과학기술은 인간의 지능이 아닌 근력을 대체해왔다. 인간의 지능을 대체할 수도 있는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면 시장에서의 노동력뿐만이 아니라 일상 속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대체할 수도 있다.



누가 이기든 인류의 승리다 -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 회장

 인공지능 발전의 과도기로 인한 진통을 줄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인간의 창의성과 호기심에 바탕을 둔 교육에 해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도로 발달된 인공지능이라도 인간의 창의성, 비평적 사고, 유연한 적응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


 기계는 수천 개의 CPU를 통해 러닝머신, 딥러닝 등으로 인간보다 훤씬 더 빠르게 지식을 흡수해가고 있다. 기존의 주입식 교육의 결과로 단순 암기에 능한 인간의 능력으로는 이러한 기계를 이길 수가 없다. 오히려 이러한 디지털의 시대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새로움을 생각하게 하는 '호기심'을 통한 통찰력 있는 학습일 것이다.



Image from: www.learningrebels.com


 호기심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호기심은 인간 고유의 심리 작동과 연관이 깊다. 호기심은 지적 결핍이자 인지적 불만족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호기심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 사이의 설명되지 않은 인지적 빈틈을 알고 싶어 하는 욕망이다. 이러한 지적 결핍에서 출발한 욕망은 컴퓨터가 가질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지식의 구조가 바뀐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는 스스로가 학습자가 되어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대되며 새로워지는 지식을 탐구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동기가 되는 호기심에 우리는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공지능을 더 발전시켜나가는 것도, 인간을 가장 인간 답게 하는 것도 결국은 ‘호기심’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가지만 덧붙이자면 우리의 감정, 즉 사랑이랄까.



저자 구본권님의 강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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