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서 나로 가는 여덟 번째 숨
'어머니, 요가하세요?'
요가 복 차림으로 아이를 데리러 가는 일이 잦아졌다.
두 아이 등원 준비로 정신없는 아침, 요가 복 위에 티셔츠 한 장을 달랑 걸치고 바로 일터로 우다다 달렸다.
수업이 끝나면 그 차림 그대로 하원 하러 다시 달린다.
어느 날, 둘째 아이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물어보셨다.
'네, 요가해요. 호호'
'아진이가 엄마 요가 선생님이라고 하시던데,
혹시 시간 되시면 원에서 재능 기부 수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키즈 요가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겁도 없이 '요가가 다 요가지' 하는 생각으로 키즈 요가 수업을 맡은 적이 있었다. 구청의 문화센터 수업이었는데 당시 처음 개설하는 수업이라 연령대가 나뉘어 있지 않아 다섯 살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의 아이들이 한 교실에 모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하는 수업은 한마디로 벅찼다.
다섯 살에 영어 말하기 대회를 휩쓸고 다닌다는 꼬마는 수업 내내 궁금한 게 많았고, 4학년인 제일 큰 누나는 체육 시간을 방불케 하며 뛰어다녔다.
수업은 두 학기 만에 폐강되었고 그 후로 '키즈'라는 단어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깜냥이 안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입장이 달랐다.
무려 아이 둘!
그것도 아들 하나 딸 하나,
미친 7살, 더 미친 4살 엄마가 아니던가!
아이들과는 종종 같이 요가를 한다.
매트 위에서 개인 수련이라도 하려고 하면 몸 쓰는 걸 좋아하는 딸은 금세 쪼르르 달려와 '엄마 나 좀 봐봐' ' 이것 좀 봐요 엄마' 하며 재잘거린다. 그럼 몸 쓰는 데는 관심이 덜 하지만 엄마의 시선에는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아들도 달려와 '난 이것도 할 수 있는데!' 하면서 뽐내기 시작한다.
수련과는 조금 멀어지지만 뭐 어떠랴, 행복한데.
'네, 알겠어요!'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단 20분짜리 간단한 수업이었지만 자료들을 찾고 수업을 짰다. 우리 아이들이 어떤 동작을 재밌어했었나 생각하니 어렵지 않았다. 몇 가지 동물 이름의 동작들을 준비해 흉내 내기 형식의 수업을 했다. 다행히 아이들은 어흥 어흥, 야옹야옹하며 재미있게 따라와 주었다.
육아에 매달리는 동안 나는 퇴보만 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엄마가 아니었다면, 아마 다신 할 수 없었을 수업.
나,
엄마 되길 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