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마발달요가 은희 Jul 03. 2021

나를 미치게하는 움직임을 찾아.

아홉 번째 기록


소마틱스와 요가의 접점을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소마틱스의 인지도 좋았지만 좀 더 요가다운 효과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소마라는 검색어를 넣어 사람들의 게시물을 훑어보았습니다.

어떤 식으로 안내하는지, 어떤 동작들을 사용하는지, 이들의 확신은 어디에서 오는지 등등


그러던 중 요가 프라하라는 이름의 요가를 만나게 됩니다.

이름도 참 예뻤어요. 요가 프라하.

당시 전문가 과정을 모집 중이었던 이 수업은 이름처럼 체코 프라하에서 왔다고 합니다.

이 시퀀스를 만드신 분이 심지어 체코 국립 발레단 수석 무용수 출신이라고 하니

뭔가 만날 것을 만났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문가 과정을 세 번에 걸쳐 진행되는데  인트로 수업을 들어보고 결정해도 된다고 해서

궁금증을 안고 스튜디오로 향했습니다.


첫 수업에서 강조한 것은 기능적 움직임입니다.

현재 운동계나 의료계에서는 통증 해결을 국소 부위에서 하려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허리가 아프면 허리에 주사를 맞거나 물리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능적 움직임을 이해한다면 허리 통증을 전체 움직임으로 보아 움직임 교정을 해야 한다는 원리입니다.

그동안 요가 수업을 하면서 제가 나아가던 방향과 비슷한 시각의 원리였습니다.

누운 자세에서 허리가 아픈 사람의 다리 모양을 보고 근육의 결대로 만져주고,

목 돌리기에서 통증을 느끼는 사람의 어깨 힘을 빼주고,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의 발이 평발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발 교정을 해주면서도

저는 제가 그것을 발견하는 이유를 명확히는 몰랐습니다.


그냥, 그동안 움직임을 보고 하고 전하며 느낀 것이나 아프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몸을 흉내 내보며

예민한 제 감각을 이용하여 안 아프게 하는 방법을 전하곤 했습니다.

몸을 공부한 지 수강생들보다 오래되었기에 그저 노하우 같은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이 수업을 들으며 구조와 기능의 명쾌한 정의가 내려진 것입니다.

저는 기능적 움직임, 몸의 연결이라는 것을 감각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수업의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기능적 움직임 불균형을

아기 발달에 기반한 움직임으로 교정한다는 것입니다.

아기의 움직임이라는 것은 인간의 움직임에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요가 프라하에서 제시하는 방식은 또한 발레의 폴드 브라와 비슷합니다.

저를 이해해주는 움직임을 만난 것 같아 어찌나 신이 나던지요.

늘 기본기에 갈증이 있던 제게 이 수업은 몸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단비, 아니 소나기 같은 수업이었습니다.


그해 겨울,

요가 프라하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요가는 이듬해 여름,

저를 홀몸으로 프라하에 데려다 놓았습니다.

8살, 5살 두 아이의 엄마인 저를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