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거몽 Dec 31. 2023

또 다른 자아 '스토커'

책을 좋아하는 사내

책을 좋아한.


오죽하면 어릴 적 노트에 "책은 날 좋아해. 우린 하나거든! 어른이 되면 서재 속에 다 진열할 거야!"

라는 문장을 담았을까. 순수한 시점으로 바라보니 좋아하는 책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크디큰 욕망이 있었나 보다.


20살이 되어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도 어느새 글을 쓰는 저자의 입장이 되었다.

글을 쓰다 보니 '책은 작가의 얼굴이다.'라고 바라보는 시점이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추측한다. 아마도 그때의 나는 "즐거움과 지식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준 작가님들을 진열하여 고이 기억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라고 말이다.


이러한 바람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렇기에 나는 매일 틈이 날 때면 도서관에서 책을 선별하고 다 읽지 못하면 소장해서라도 마무리를 짓는다.


이를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나의 개별성을 인지하게 되었다. 주변만 둘러봐도 알 수 있듯 대개 사람들은 폰을 보는데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그들의 경과가 자기 계발의 과정일 수도 있다. 무엇이었든 간에 하나 분명한 것은 내가 저들과 다르게 책에만 목매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스토커라는 한 인격의 호기심을 자극한 존재가 책이라면, 인격체가 나라고 한다면.

나는 앞으로 풀어나갈 이야기의 "스토커다!"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당당하게 외칠 수 있겠다.


스토커라 함은 일방적으로 집착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 느껴지는 부담감, 화를 입을지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감을 만들어내는 존재이다.

일례로 많은 피해가 속출되는 위험한 병증이다.


이러한 스토커가 된 것에 당당히 외칠 수 있겠다니,

'참으로 웃기지 않은가?'


누구에게나 각자의 가장 안전한 공간 속에 깊이 간직한 관심사라는 것이 존재한다.

누군가에겐 파일의 형식일 수도 있고 사물의 형태를  띠는 경우도 있으며, 마음속에 간직해 두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린 그것을 쫓아 '스토커'라는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 냈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여 잘못됐다는 말이 아니다.

나 또한 관심사가 존재하고 그게 마침 책이었을 뿐이다.


이쯤 되면, "왜 이렇게 책을 좋아할까?"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어렸을 적엔 그저 책 표지가 예뻐서 보는 맛이 있었고, 냄새를 맡을 때 기분이 왠지 모르게 상쾌하여 만지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이에 더불어 좋아하는 분야의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점이 나를 책을 읽게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엔 이를 대체할만한 상품이 대거 등장하여 시선을 장악하기에 이러한 이유만으론 납득이 될 수 없다.


책 속엔 어떠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러다 보면 문득 잊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다. 난 이를 즐기며 추억 속에 잠기는데,

이 순간이 무척 즐겁다.

또한 나는 인생 경험이 많다기엔 너무 젊다.

이런 나에게 책을 스토킹 안 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책이란 것은 앞서 간 사람들의 행적 속 경험을 담은 정보성 글이 굉장히 많다.

즉 나는 앞으로 필요한 몇 년의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며칠 읽는 것만으로도 습득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또래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큰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무궁무진하게 답할 수 있지만 이는 책의 중심 내용이 아니므로 따로 다루도록 하겠다.


이러한 내가 앞으로 작성할 글을 정리하자면 나의 관심사인 '책' 속에 작가님들께서 마련해 두신 호기심이라는 하나의 잠재적 그릇을 발견하고 이를 채워나가 스토커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하나하나 서술해 나가는 것이다. 그게 언제가 될지라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