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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신 Jul 24. 2021

브랜딩을 가늠한다는 것.

잠시 쉬어가는 글


최근 프로젝트를 하나 도맡으며 여태껏 무의식적으로 쌓아왔던 고민이 무의식의 수면 위로 올라와 조심스레 건져냈다.


브랜딩을 기획하다 보면 내부적으로 부딪히는 일이 적지 않다. 특히 사업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이들과의 충돌이 잦은 편이다. 아마도 함께 기획하는 일은 즐거워도, 이 브랜딩이라는 일련의 과정이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아웃풋을 수치로 환산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경영인들은 심플하게 생각한다. 브랜딩을 이행하고 몇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의 매출을 보고 이 철학적 과정에 대해 쓸모가 없다는 자신의 고증된 믿음과 다시 한번 재회한다. 본인은 이 추상적인 이야기에 마음을 열어 둘 만큼 개방적인 오너라 말하기에 브랜딩을 기획했지만 결국 결과는 냉담하더라. 이것이 제대로 된 브랜딩을 하는 브랜드가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브랜딩은 습관화되어야 한다. 습관이 내 삶에 녹아들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브랜드의 브랜딩은 남들에게 보여주는 습관으로까지 자리해야 하기 때문에 남들과의 접촉해야 하는 시간까지도 과정의 시간에 더해야 한다. 끝을 알 수 없는 시간이 경영인들의 입장에선 좌불안석과도 같은 시간이겠지만 이 시간을 견디지 못하면 그 어떤 브랜딩도 성공할 수 없다. 아니면 당초 엄청난 기획과 내 제화된 상태에서 시작을 하거나. 그래도 앞서 말했듯이 타자와의 노출 시간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긴 시간이 필요하다.


너무 짧은 시기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착시현상이 팽배한 시대적 배경도 브랜딩에 대한 오해에 큰 몫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해 온 브랜드를 존경한다. 이와는 반대로 지금 당장 시작 단계를 밟고 있는 브랜드들은 오랜 시간을 머금은 브랜드를 한 층 더 깊이 있게 바라보고 느낄 필요성을 느낀다.


결국 기획자의 숙명은 설득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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