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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신 Feb 20. 2021

BTS를 통해 배우다.

그들은 성공적인 브랜드 모델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Index

#01. 멍석부터 깔고 들어 가겠습니다, <About 그래미 어워즈>

#02. 멍석은 깔았으니 본론으로 들어가볼게요.

#03. BTS가 만든 숲.

#03-1. 첫번째 나무, BTS의 남다른 공감 능력.

#03-2. 음악만으로 공감하는 것이 아닌 인간으로써 공감하는 그들, 신비주의를 탈피한 소통.

#03-3. 아티스트는 진정성이 내제되어 있어야 한다.

#03-4. 결국 아티스트는 예술로 승부해야지. 이 모든 걸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들의 실력.

#03-5. 잠시 업으로 돌아와. 건강한 브랜드가 되기 위한 방법, 돈주고도 살 수 없는 에토스 ethos.

#03-6. BTS의 숲은 말그대로 사랑을 전제로 한 연대이자 위로다.

#04. 마치며.


#001. 멍석부터 깔고 들어가겠습니다, <About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함께 미국의 3대 음악상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드.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그래미 어워드 Grammy Awards. 대중음악의 시작을 가능하게 했던 축음기 gramophone 의 상징적인 의미를 본딴 위 시상식은 미국의 레코딩 아카데미에서 1959년부터 주관하여 약 6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가장 유서 깊고, 권위 있는 대중음악 시상식이다. 전세계적으로 대중음악의 흐름을 주도하는 나라가 미국이기 때문에 전세계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시상으로 평가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미국 녹음 예술/기술 협회 National Academy of Recording Arts and Science 의 회원들이 한해 간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뛰어났던 음악을 투표를 통해 선발한다. 위 협회의 회원이자 투표권을 가진 인물들은 현직 음반 기획자부터 방송국 PD 및 DJ까지 미국 대중음악계의 현업 종사자들로 이뤄져 있으며, 대략 13,000명의 회원이 투표를 하는 큰 규모의 시상식이다. 



가장 최근 논란은 위켄드 weeknd 가 2021 그래미 어워드에서 어떤 부문에서도 노미네이트되지 못한 것이다.


 워낙 큰 규모의 시상식인 만큼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 그래미 어워드가 갖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심사위원들의 '보수성'으로 꼽힌다. 가장 쉽게 표현하자면 인종/장르 차별이 존재한다는 평가다. 과거엔 힙합/댄스 장르가 수상하는 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고, 심지어 흑인 아티스트의 퍼포먼스면 더욱 힘들다는 것이다. 워낙 미국사회가 보수적이고, 투표위원들의 권위에 따라 노미네이트가 되는 시상식이기 때문에 잡음이 끊이질 않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지난 11월 24일, 대한민국 대중음악 역사상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됐다.


 그만큼 최고의 팝가수들에게도 장벽이 높은 시상식에 반가운 이름이 노미네이트 됐다.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보이밴드로 자리매김한 방탄소년단 -이하 BTS- 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지명된 것이다. 국내도 아니고 전세계적으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영광으로 생각하는 그래미 어워드에 동양인 아티스트가 지명된 건 상당히 이례적이고, 탈보수적인 일이다. 비록 지난 62회 그래미 어워드에선 축하 무대에 그쳤지만 올해엔 당당하게 수상 후보로 오른 BTS의 고공행진이 극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62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그들의 수상소감을 들을 수 있을까?


수상한 것도 아닌데 뭘 그리 유난을 떠냐고 질문할 수도 있다. 물론 김칫국부터 마시는 건 조심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미 어워드의 노미네이트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아주 쉬운 예시로 영국의 전설적인 락밴드 퀸의 프레드 머큐리 fred murcury 조차 그래미 어워드에 한번도 초대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듣는다면 질문한 이들의 마음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비록 수상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전세계 최고의 권위를 지닌 대중음악 시상식에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02. 멍석은 깔았으니 본론으로 들어가볼게요.




그래미 어워드의 수상기준을 한마디로 표현해보자.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이거나 뛰어난 음악."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단연 '성공적'이라는 표현이다. BTS는 미국에서 성공적인 호응을 얻었다. 그 호응은 전세계적인 팬들의 지지를 방증하는 것이며 이는 곧 BTS는 국가와 인종의 경계를 허무는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란 이야기다. 아마도 이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필자 또한 국내에서의 성공사례로 꼽히지 않았던 BTS가 미국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해서 의심을 산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얻고 있는 전세계적 신임은 가히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깊이였고, 이젠 되려 그들의 위상이 '역수입'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실제로 BTS의 성공요인에 대한 전문 연구기관의 분석과 학술자료가 나올 정도로 기이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BTS는 어떻게 전세계를 사로잡고 최고의 자리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일까. 미친듯이 절제되어 있는 칼군무? 회사의 기획력? 강력한 팬덤? 유창한 언어? 이런 요소들이 그들의 성공에 공헌은 했겠지만 이는 피상적인 요소에 불과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BTS의 성공요인은 매우 냉철한 전문적인 분석이라기 보단 조금 더 감성적인 요인, 현대의 브랜드들이 놓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이고, 의미있는 철학적 가치들을 중심으로 한 분석이라고 미리 설명하는 바이다.




#03. BTS가 만든 숲



BTS의 숲은 '공감'과 '소통', '진정성'과 '능력'에 있다.


 BTS는 대한민국 대중가요에서 보편적으로 통하는 기업형 아이돌과는 다른 색을 지니고 있다. 물론 큰 관심이 없는 대중들이 그들의 음악이나 무대를 봤을 때 다른 아이돌과의 큰 차별점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면밀히 그들의 행보를 들여다 보면 그들이 지금의 자리까지 오는 과정 자체에서 다른 아이돌과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아이돌과 하드웨어는 같지만 소프트웨어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표현하면 편할 것같다. 나는 이를 두고 BTS의 '숲'이라 부르고 싶다.


내가 BTS의 숲을 표현하고, 이번 글의 주제로 삼은 이유는 이 숲은 단순한 성공의 물리적 요인이 아닌 에토스 ethos 와 같은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논리와 이성을 넘어선 복합적인 정체성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부터 인종과 국가를 초월한 연대를 만들어 낸 그들의 숲을 이루고 있는 4가지 나무에 대해 알아보자.




#03-1. 첫번째 나무, BTS의 남다른 공감 능력

 


LOVE YOURSELF 結 ‘Answer'


 아티스트는 음악성과 실력을 겸비해야하지만 이는 표현수단에 불과하다. 즉, 수단이 있다면 전달해야 하는 주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 본질적인 주체를 어떻게 형성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 BTS는 그 본질을 '사랑과 연대 let's together with love' 규정하고 있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능력은 단연 공감 empathy 일 것이다.




Answer : Love myself  가사 중 내용. 구글에 BTS 가사만 써도 주옥같은 내용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인간은 각자 지극히도 다르지만 비슷한 삶의 굴레를 살아간다."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문장인데 BTS의 음악은 이에 매우 상응하는 에티튜드를 보인다. 그들은 일상과 동떨어진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이상적인 아름다움보단 우리 모두가 경험해봤을, 그리고 지금 지나고 있을 고민에 대한 이야기와 위로를 건넨다.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해봤고, 같은 통증을 느껴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이런 표현에 인색해 하지 않는다. 음악이란 예술이 그런 가치를 포용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적인 현상과 더불어 관계, 삶,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음악 속에 자연스럽게 녹이며 아픔을 안고 있는 절대다수의 청자들에게 메시지를 건네고 있는 BTS는 자연스런 공감을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너네가 꼭 이겨내길 바라." 가 아닌 "우리 함께 이겨낼 수 있어." 라는 진심어린 위로를 담아낸 그들의 음악은 좀 더 단단하고 건강한 유대를 형성하는 씨앗이 된다. 가끔은 위로와 함께 젊은 세대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 세상에 퍼뜨리는 스피커 역할을 자진하기도 한다. 이는 마음 속 깊이 간지럽게 자리한 우리 세대들의 응어리를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음악의 힘을 믿고, 그 믿음을 가장 이상적으로 실현한 사례가 아닐까 생각된다.




#03-2. 음악만으로 공감하는 것이 아닌 인간으로써 공감하는 그들, 신비주의를 탈피한 소통



BTS를 떠올렸을 때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키워드는 멤버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브이로그다.


많은 연예인들에겐 극성어린 사생팬들이 붙기도 하고, 이슈메이킹을 위해 어둠의 언론도 그들의 사생활을 파헤치곤 한다. 이는 연예인들의 희소가치 증진을 위한 '신비주의'가 초래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BTS는 데뷔 초부터 그러한 신비주의를 벗어던지고 팬들과 건강한 소통을 하기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중소 기획사에서 시작을 알린 BTS의 유일한 홍보 및 소통매개는 유튜브였다. 하지만 이런 척박한 인프라가 그들의 자주적인 소통채널을 야기한 건 아닐 것이다. 당초 단순한 기업형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로의 성장을 꿈꿔왔던 그룹이었기 때문에 팬들과의 공감대 형성과 소통은 아주 필수적인 요소였을 것이다. 그래서 신비주의를 위해 활동 중 SNS를 금기 시 하는 대형 기획사와는 정반대의 활로를 찾아 팬들과의 소통창구를 열기 시작했다.



꾸준히 BTS의 연습영상을 업로딩하고 있는 기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그들은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통해서도 팬들과 소통했지만 그들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 브이로그와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팬들과의 터치 포인트를 증진시켰다. 자신들이 작업하는 모습과 음악을 만들어 나아가는 모습, 질높은 무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쉬어가는 일상 등을 공유해 나아갔다. "팬들에겐 감출게 없다." 라는 논리인데 이는 대한민국의 아이돌 특성 패러다임에 반하는 일이었고, 이는 곧 팬들과의 더욱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큰 몫을 차지했다. 더불어 신비주의 대신 '투명성'과 '신뢰도'를 얻으며 기존의 아이돌로부터 끌어낼 수 없는 다른 차원의 가치를 이끌어 내는데 형성했다. 이러한 과정이 전세계적인 칭송을 받는 BTS의 팬덤, 아미 ARMY 를 건강하게 형성하는데 혁혁한 공헌을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결국 BTS는 일방적 소통이 아닌 '양방향 소통'을 지향한 것이다. 본인들의 가치는 본인들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팬들과 함께 일궈 나아가는 것이라는 진정성에서 시작한 것이며, 멤버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사소한 부분까지 공유하며 남다른 차별점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데뷔 초부터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 순간까지 그들은 여전히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성은 아미와의 관계를 좀 더 긴밀하게 만들어 주는 순작용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03-3. 아티스트는 진정성이 내제되어 있어야 한다.




"진정성을 내제하라고? 너무 당연한거 아닌가?"


과연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를 넘어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업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있을까? 그리고 이 물음에 당당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진정성이라는 건 "저 진정성이 있어요."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주체의 행동과 태도에서 자연히 느낄 수 있는 가치다. 즉 진정성은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내제시킴으로써 주체를 성숙하게 만드는 고결성이라는 의미다. 그러한 의미로 미루어 보았을 때 대한민국 대중음악, 특히 아이돌 문화에선 이런 진정성 보다는 비주얼라이제이션, 퍼포먼스, 인기에 좀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느낀다. 물론 기성 아이돌의 노력과 수고를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청자가 그들의 퍼포먼스에서 진심어린 메시지를 느낄 수 없다면 과연 그들이 진정성을 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BTS는 조금 다른 모습을 갖고 있다. 진부한 사랑, 복수, 돈, 명예에 대한 픽션이 아닌 현실에 가까운 모습, 마음, 희망과 바람 등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그러한 마음을 토대로 예술 창작을 이어 나아간다. 이는 곧 그들의 음악과 무대에서 드러나며 고단한 현대인의 삶을 살아가는 청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초석이 된다. 인간의 진정성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내제할 수만 있다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진부한 말을 현실적으로 실현시킨 셈이다.


더불어 그들은 음악 뿐 아니라 평소의 태도와 사상을 통해 소신을 표현하고 있다. 다른 유명인들 조차 언급을 꺼리는 세월호에 대한 진심어린 이야기, 사회/정치적인 소신 등을 가감없이 밝히며 그들 또한 단순한 퍼포먼스 그룹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써의 표현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인기에 의존하는 유명인들이었다면 미온적이거나 애매한 표현으로 임기응변을 했겠지만 BTS는 진정성을 갖는 아티스트인 만큼 그들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데 좀 더 마음을 기울이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다.




#03-4. 결국 아티스트는 예술로 승부해야지. 이 모든 걸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들의 실력.




 이또한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그리고 BTS와 더불어 출중한 실력을 겸비한 아티스트들은 정말 많다.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 하고 싶은 건, BTS가 공감과 소통 그리고 진정성 만으로 뜬구름을 잡는 것이 아닌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실력에도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찌보면 예술을 하는 이들로써의 사명을 다하는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애시당초 BTS에 대해서 잘 모르던 시절, 그들을 좋아하는 이로부터 들은 가장 큰 특징은 '칼군무'라고 했다. 하지만 칼군무는 많은 아이돌들이 구현하고 있는 퍼포먼스고, 제 아무리 춤이 멋있다고 한들 그게 전세계적인 바람을 불러 일으킬 유일한 요소는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춤을 잘추는 아티스트들이 얼마나 많던가.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그들의 춤실력이 그들의 위상을 만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능력에 방점을 찍는 하나의 요소라는 점이다. 즉, 그들이 쌓은 다른 에토스 옵션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표현수단, 즉 실력이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실력이 없으면 제 아무리 좋은 가사를 써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도 남부끄러운 아티스트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이 내제하고 있는 진정성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점도 충분히 높은 인정을 사는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03-5. 잠시 업으로 돌아와. 건강한 브랜드가 되기 위한 방법, 돈주고도 살 수 없는 에토스 ethos



BTS의 숲은 '공감'과 '소통', '진정성'과 '능력'에 있다.


소위 브랜딩이란 브랜드를 '의미'로 '차이'를 만들어 내는 일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의미와 차이는 브랜드의 정체성 즉, 브랜드 고유의 목표/존재가치/태도/대의 등에서 비롯된다. 어찌보면 이를 브랜드의 에토스 ethos 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에토스는 제 아무리 돈이 많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도 부단한 노력 없인 만들어 낼 수 없는 가치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 내에서 확고한 위치에 자리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고, 그러한 브랜드들만이 인정을 받고, 헤리티지를 쌓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이상적인 에토스를 만들기 위해선 브랜드 측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누군가의 강요로 인해, 누군가의 투자로 인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피나는 노력과 협업을 통해 이루어지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가치야 말로 물리적인 습성과 논리를 초월할 수 있는 유일한 비책이다.




BTS의 숲을 이루고 있는 큰 나무로 부터 얻을 수 있는 브랜드의 덕목들이다. 


진정성

- 브랜드는 모든 언행과 결과물에 진정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 비록 그 진정성이 즉각적인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하더라도 장기적으론 승리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공감

- 브랜드는 원하는 소비자 target auidence 들의 마음에 와닿을 수 있는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해 고심해야 한다.

- 공감을 사지 못하는 결과물은 그저 소모적인 가치에 그치고 말 것이다.


소통

- 일방향적 소통의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양방향적 소통만이 건강한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이다.

- 이러한 소통의 노력은 소비자들은 단순한 소비자로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팬덤화 시킬 수 있다.


능력

- 아무리 좋은 철학을 갖고 있더라도 이를 표현하는 수단이자 결과물의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 실력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메시지는 커녕 부끄러움만 남을 것이다.


사실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에토스를 형성하는데, 시장 내에서의 빛을 발할 수 있는 특수한 기질을 만들어 내는데 꼭 필요한 가이드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BTS 또한 위와 같은 덕목을 계산적으로 이행하여 지금의 에토스를 만들었다기 보다 이와 같이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 늘 되새김질하며 한눈 팔지 않고 노력한 끝에 얻은 완결한 가치일 것이다. 그 누구도 이성적으로 에토스를 접근할 순 없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구구절절한 분석아닌 분석을 써내려간 이유는 "잊어선 안된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03-6. BTS의 숲은 말그대로 사랑을 전제로 한 연대이자 위로다.



 큰 이변, 기대와 함께 출발선 상에 서지 못했던 환경, 치열한 시장 경쟁과 돈의 논리, 전세계적으로 차별받는 동양권 문화에 대한 디스어드벤테이지와 보이그룹이 갖는 선입견을 모두 탈피한 BTS가 만들어 낸 숲, 에토스는 단순한 브랜딩으로 표현하기엔 상당히 고결한 가치라고 볼 수 있다. 그 이유인 즉슨 그들의 숲에서는 인종과 국경을 넘어선 인류가 위로받고, 서로 의지하며, 현대사회에선 찾아보기 힘든 연대를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인간으로써 서로가 교감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고, 그 선한 영향력을 국내 뿐만 아닌 전세계에 전파시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있어 BTS 뿐만 아니라 그들을 무한히 서포트하고 있는 기획사와 하나의 인격체이자 BTS의 또다른 이름은 아미의 역할도 매우 중요했을 것이다. 


이러한 진정성은 결국 큰 차이를 만들었다. 개인적으론 대한민국 대중가요의 위상을 '차근차근'이 아닌 '점프 업'으로 드높인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시 한번 진정성을 겸비한 주체의 영향력에 대해 곱씹어볼 수 있었고, 그를 지지하고 있는 인류적인 사랑에 새삼스러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것이야 말로 1류가 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경로이자 인프라로는 형성할 수 없는 차이가 아닐까.




#04. 마치며





이 글을 마치며 BTS의 에토스를 브랜드의 성공모델로서 분석한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 분들이 계시다면 용서를 구하는 바이다. 내가 굳이 브랜딩을 논하는데 있어 BTS의 에토스를 언급한 이유는 상업성이 짙은 지독한 시장 속에서 통용되고 있는 논리와 감성을 초월한 가장 건강한 주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BTS의 사례는 단순히 건강한 이상을 꿈꾸는 브랜드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라면 꼭 가슴 속에 새기고 살아가야 할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BTS가 진정으로 빛을 발할 수 있는 이유는 인류적인 대의를 이뤄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경직되어 있는 현대사회에서 누군가의 진정성이 모여 결핍된 인류애를 형성하고 세상의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이 스토리는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하나의 소소한 혁명이라 일컫고 싶다. 특히 예술로써 이를 이뤄냈다는 점은 다시 한번 장르를 불문한 아티스트들에게도 큰 위로가 되리라 생각된다.


브랜딩을 공부하는 입장으로써, 그리고 회색빛으로 물들어 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한명의 구성원으로써 BTS의 성공적 사례는 다시 한번 뜨거운 동기를 주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이런 진정성으로 무장한 예술과 사회, 인류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그리고 21세기에 다시금 작은 희망의 빛을 열어 준 그들의 행보에도 무한한 기원을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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