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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작가 Jul 13. 2016

지금은 <공부의 시대>

[도서 공부의 시대] 가난해진 나의 머리를 채우고 싶다면

#우리는 얼마나 공부를 할까

방송작가와 에디터 생활을 하면서 느낀점이 있다. 시청자와 독자, 즉 소비자를 위한 글을 쓰면서 피상적인 공부만을 했다는 점이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이야기를 다뤄야 하는 글쟁이일수록 공부를 오랜 시간 더 많이 해야 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고 전달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얕은 지식을 가진 나는 한정된 시간 내에 많은 것을 표현하려 하다 보니 늘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느꼈다. 짧은 시간 동안 아마추어가 전문가 흉내를 내기란 도둑놈 심보라는 것을 알기에 나의 글은 점차 소비자를 '속이는' 기술에만 능해졌다. 이후 나는 퇴사를 했다. 가난해진 나의 머리를 하루빨리 채우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 찼을 때, 출판사 창비의 <공부의 시대>를 만나게 되었다. (창비, 2016년 7월 20일 출간 예정)




창작과 비평 <공부의 시대>
공부工夫란 무엇인가.
1. 세상의 겉과 안을 동시에 바라보는 일.
2. 더불어 나의 바깥을 이해하는 일.
3. 타인과 함께 사회를 고민하는 일.
4. 읽고 쓰고 말함으로써 참여하는 일.


먼저 공부라 하면 시험을 위한 공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험 없이도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며 산다. 그렇담 여기서 공부란 무엇일까. 당연하게 살아온 나의 일상을 고민하고 의문을 던짐으로써 답을 찾아가려 노력하는 일. 그것이 공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 시대 지식인들이 이야기하는
세상을 헤쳐나가는 다섯 가지 공부법
<공부의 시대>


창비에서 출간 예정인 <공부의 시대> 소책자를 보내주어 읽어보았다. 소책자는 총 다섯 권의 일부를 담아놓았다. 역사 공부, 독서, 작문, 심리치유 그리고 테크노 인문학까지. 다섯 명의 지식인은 자신의 관심사를 인터뷰 형식 아래 논리적이지만 쉽게 풀이해놓았다.

- 강만길의 내 인생의 역사 공부
-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 유시민의 공감 필법
- 정혜신의 사람 공부
- 진중권의 테크노 인문학의 구성

그중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혜신이 쓴 <사람 공부>에 대한 내용이 나의 관심을 강하게 끌었다. 그녀는 진료실에 머무는 의사가 아닌, 거리의 의사가 꿈인 정혜신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에 거주하며 치유공간 '이웃'의 이웃 치유자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녀가 들려주는 사람을 치유하는 이야기는 인간의 내면에 관심이 많은 나로 하여금 노란 색연필 줄 긋기를 멈추지 못하게 했다.


공부만 많이 하는 사람들은 이론적인 틀을 중심으로
사람과 사람살이를 분석하고 규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내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사람에 대한 생생하고 뜨거운 집중과 주목 없이
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어요
(...)
전문가를 이상화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자신과 우리 일상에 더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모든 인간은 개별적 존재다, 그걸 아는 게 사람 공부의 끝이고
그게 치유의 출발점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데 정형화된 해답이라는 것이 있을까. 심리학, 정신분석학, 신경정신과학 등 이 모든 것들은 그저 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일 뿐이다. 정답이 될 수 없다. 70억 세계 인구의 마음속을 몇 가지의 범주로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4가지의 혈액형으로 사람 성격을 파악하듯 말이다.

한 문장을 이해하려면 앞뒤 맥락을 파악해야 그 문장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사람 또한 이해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인생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 그 점에서 정혜신의 <사람 공부>는 나에게 깊은 공감을 살 수 있었다. 소책자를 통해 강렬한 예고편을 보았으니 이제는 본 편을 볼 차례다. 이점이 출간일인 7월 20일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YogurtRa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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