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식이 하나 둘, 들려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책상에 앉으면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지금까지는 잠을 자기 위해 누우면 들렸던 풀벌레소리가 아직 더워서 그런지 이웃들이 열어놓은 창으로 들려오는 티브이 소리에, 올해는 들리지 않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볼륨을 크게 하여 듣고 있는 이웃에게 항의는 못하고 음악을 듣다가 잠이 듭니다)
아침에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에서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낄 때 안도하는 소리가 내 마음에서 들려옵니다.
그리고 가볍게 커튼을 움직이며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아침이란, 얼마나 상쾌한지요.
길었던, 그리고 너무 뜨거웠던 여름이었기에
가을바람이 반가워 달려가 안아주고 싶어 집니다.
가을벌레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어 집니다.
"잊지 않고 잘 찾아와 주었구나. 여름이 너무 뜨거워 기다리느라 너희들도 힘들었겠구나"
한마디 하면서요.
그러고 보니 하늘도 조금 높아진 것 같아요.
물을 먹은 듯 무게감 있게 떠 있던 솜털 구름도 조금 가벼워진 것 같지 않나요?
하늘을 보며 걷다가 도로에 주차해 놓은 누군가의 자동차와 부딪칠 뻔했네요
(아이쿠~!)
하고는 다시 하늘을 보며 걸어요.
사계절이 있음에 감사하게 되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