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인문 대장정 3편
뇌샤텔에 왔다.
이유는 단 하나, 아고타 크리스토프.
취리히에서 감기와 궂은 날씨로 발이 묶였던 2년 전과는 달리
베른에서 아내와 함께 아침부터 서둘러 뇌샤텔 호수의 물안개를 볼 수 있었다.
망명객의 고단한 하루를 씻겼을 호숫가에 걸터 앉아
짖이겨진 삶에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한다.
아마도 쌍둥이가 양쪽에서 내 뺨을 후려쳤을 것이다. '명준'의 세계는 중립국에도 없다고.
뇌샤텔 들머리에 롤렉스 로고가 선명하다.
아고타는 어느 공장에서 일했을까.
스산한 삶에 안개가 자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