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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오지 않을 아깽이 시절_ 추억을 쌓아가다

별이와달이

by 해안


엄마미 나 지금 혼내는거냐옹 0_0

별이는 매일 아깽이, 냥린이 또는 냥아치의 행동을 갱신해 나갔다. 너무 쎄게 깨물어 소리를 지르면 괜히 혼자 도망가서 날 저렇게 경계하질 않나 =_=




네 녀석은 뭐냐옹


내집이다옹

새로 보는 모든 것들에 흥미를 느끼고 간섭하고 만지고 씹고 뜯고 맛보기 시작했고 거기서 오는 가끔 보여주는 몸개그와 멍충미가 질풍노도의 아깽이 시절을 견딜수 있게 해 주었다.




미모를 뿜뿜하며 차츰차츰 나와의 생활에 별이도 적응을 해 나가는 듯 했다. 이왕 만나게 된거 누구보다 행복하게 크길 바라는 나의 마음으로 집사의 길에 나도 한발짝씩 들어가고 있었다.




별이 넘 무서웠다옹


이제 익숙해 질 법도 한데 병원이란거

나에게 오고 한달여는 매주 주말마다 또는 가끔 평일에도 병원을 갔으니 이제 익숙해 질법도 한데. 이 날이 세네번 쯤 이었나. 또 집에와 별이가 숙면을 취한다. 나에게 기대서. 아마도 바깥 외출에 긴장한 탓에 집에오면 안정감을 느끼는지 병원을 다녀오고 늘 나면 내 몸에 자기를 붙이고선 숙면을 취하곤 했다.

옴마 나가지말라옹


나가지말고 별이옆에 있으라옹
별이 그럼 이만 실신!

이날은 미룰수 없는 잠깐의 약속이 있었던지라 자는 별이를 깨워 침대에 올려두고 겨우 외출을 해야했다. 단 20여분의 외출이 더없이 마음이 무거운 20분이었다.


나를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별이를 혼자두고 나왔다는 생각이 처음 느껴보는 뭔지 모를 미안함으로 가득 찼다. 참 별거 아닌데. 우리가 함께 살려면 이런거에 익숙해지자며 쌔근쌔근 자고 있는 별이에게 되새겨 주었다.






별이 김츼~
사람과 함께하는 삶을 배우는 냥린이

이젠 정말 나를 제대로 알아가기 시작한다. 아 저 인간이 밥도주고 재워주고 끙아도 치워주는구나.


인정하기로 했는지 제법 옆에도 잘오고 애교도 부리고 아주 사랑스러운 냥린이로 변해가기 시작한다.




잡히면 가만안둔다옹

놀 상대가 없어 이따금씩 나를 사냥감으로 생각하는듯한 저 눈빛을 빼고는 아주 만족스럽다. :D





저지래를 시작하는 냥린이

이제 본격적으로 집안물건들 중 호기심가는 물건만 공략 시작한다. 고양이는 모든 물건을 물어대거나 건드리지 않고 관심있는 몇가지만 공략한다.


그래서 별이가 오고 하루종일 나갔다 와도 화분을 한두번 깨 놓은일 말곤 별일이 없었다.



어 이거 뭐냐옹 신기하다냥


이 화분님은 오래전 별이가 크게 깨 드셨고.



올라갈수있을것 같은데 말이양


티비위는 며칠후 이 녀석의 놀이터가 된다. =_=




엄마밉다옹 별이 심심하다냥


그래도 여전히 별이의 에너지방출 문제는 별이와 나에게 스트레스가 되어가고 있었다.

더 놀고싶고 모지란 자와 최선을 다 해 놀아줬는데 부족해 하는 자를 보는 자.

자다 말고 갑자기 일어나 나를 노려보기도 하고 (;;)




별이 깨꼬닥

할일 없는 날엔 그저 잠 잠. 잠만 자게 된다. 덕분에 각종 떡실신 스킬을 배워가기 시작.





밖은 무섭다옹

병원을 갈때마다 홀이 울려퍼지도록 애옹애옹 울어대서 너무 챙피한 나머지 이동장에서 끄내어 강제 묶음 처리. 병원을 함께 다니며 자연스레 별이는 나를 주인 또는 집사로 받아들이게 된다.





컄핳앙앙

그렇게 철도 씹어먹을것 같은 무대포 냥린이로 본격 성장하기 시작한다.





너에게 주고싶은 많은 것
(feat.캣폴이란게 생겼어묘)


이게 증말 별이꺼냐옹

내 평생 이런거에 돈을 들일 줄이야. 무려 4단에 해먹까지 뽑아줬다.

(바보같이 천장길이를 잘못재는 바람에 한참 모지란 길이로 주문을 해버렸지만;;)


무럭무럭 자라는 별이를 볼수록 고양이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고

이 아이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도구들을 하나씩 채워가며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길렀다"




별이는 여기 좋다옹

겁 많은 별이가 안쓰면 어쩌나. 이건 주문제작이라 환불도 안되는데 내돈 ㅠㅠ.
이란 생각이 무색하게 별이는 첫날부터 캣폴 적응 완료!





나아

날로 발전하는 질풍노도의 시기

나의 손은 한동안 계속 스크래쳐로 성할 날이 없었다.

이빨이 덜 가려워지는 시기가 지나면 조금 덜 해진다고 하니 그날이 오길 기다리며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엄마미손은 별이장난감
나 잘하묘?


옴마 이거모냐옹? 별이 무섭다옹

별이의 털이 날리기 시작할 무렵, 이불은 도저히 포기 안되겠어서 다른 청소를 하고도 자기 전 돌돌이를 한번씩 돌려줬다. 이게 무서웠는지 이때부터 별이는 돌돌이를 “무섭지만 신기하고 궁그미한 장난감” 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매일 밤마다 돌돌이로 이불 털을 청소하다 말고 놀아줘야했고 돌돌이가 얼굴 근처만 가도 나 죽는다고 온집안을 우다다 하며 뛰어 다녔다.

그,그거 별이한테 오냐옹?

마징가 귀도 나날이 발전 중



무지맛있다옹 냐미냐미


고양이게 좋다는 간식 북어 트릿이란걸 처음 먹던 날, 세상 공손하고 욕심나는 표정으로 시키지도 않았는데 두발로 서서 내 손을 부여잡고 북어트릿 사수.





폭풍 성장의 시작
엄마미 이 베개는 별이꺼다옹


“여기서 자도 돼 별아, 이제부터 여기가 네 자리야~”

3일째 되던 날, 잘시간이 되어도 여전히 공유기위에서 설잠을 자려 하길래 조용히 들어다 침대 왼쪽 베개위에 올려주며 했던 말이다.


그리고 1분 후 쯤 부터 별이는 우리집에 오고 처음으로 골골송이란걸 내기 시작했다.


그날부터 별이는 매일 밤 그 자리에서 잠을 잤다. 당연히 거긴 자기자리이며 청소 하려 베개를 잠시만 옮겨놔도 한사코 올라가 영역표시를 해댔다.

(그런 자리를 몇달 후 달이가 귀찮게 하는 바람에 버리고 캣폴로 거처를 이동해야했으니 얼마나 분했을까 ㅎ)




엄마니 뭐하냐옹


크리스 마스라 이모가 놀러온대. 너두 알지?

처음 오던날 너한테 끈으로 놀아준 이모. 그래서 청소하는거야

이리와 별이도 청소 좀 해.




벼,별이 끙아 하느라 바쁘다옹






본격 몸개의 시작


별이의 아깽이 시절은 직풍노도이기도 했지만, 아기는 아기.

잠을 주체할수 없어하기도 했다.


멀쩡히 뛰며 놀다 순식간에 사르륵 잠들어 버리고

한번 잠이들면 그야말로 장소가 어디건 "꿀잠" 이란걸 잤다.



왜 때문에 꼭 여기서 자야하는 거니 ;;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구냥


별이 속엔 별이가 너무도 많아 별이를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도도하고 남자고양이라 투박 하지만 몸에서 나오는 몸개그는 뼛속까지 뼈그맨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왜때문에 세상이 거꾸로냐옹


그건 내가 묻고 싶고


별이 토,토할거 가타오ㅇㅇ >.<


가끔 왜 저러지 싶을 정도로 바보인증을 해주며 나를 기쁨의 나날로 안내했다.



왜 별이 버리냐옹 밉다옹


한참 저녁을 먹는데 다리위로 올라와 불편하게 몸을 구기고 자길래 나름 자기 생각해 준다고 포근한 침대로 올려줬더니 10초만에 눈을 뜨고 내려와 코앞에서 시위를 한다.


눈을 마주치지 않는건 별이의 마지막 자존심. =_=






세상 제일 사랑스러운 별이


눈에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첫 고양이.


나는 그렇게 관심이 없던 고양이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삶.


아무 의견이 없던 길거리의 유기동물에 대한 의식과 생각을 별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워간다.



세수냥






함께하는 나날이 많아 질 수록 나는 자주 사진을 찍어줬다.

순간순간 나오는 별이의 표정과 그날그날의 잊지못할 행동들을 기록하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 카메라좀 치우라옹

이제 제법 커서 의사표현을 확실하게 표정으로 하기 시작.





집안을 활보하는 멋진 개구장이

슬슬 상남자가 되어가며 멋짐을 뿜뿜하던 별이

집안이 이제 별이의 세상이 되었다. 매일매일 구석구석을 홀로 찾아다니며 아직 어린 냥린이기에 자기의 몸이 올라갈 수 있는 모든 곳을 점령해 나갔다.




엄마 별이 잘하냐옹?


중간중간 미묘의 자태도 한껏 뽐내며




고양이는 정확히 자기가 올라설 수 있는 공간을 계산해서 행동한다 했던가.

지금은 올라갈 생각도 안하지만 아깽이 시절 티비위까지 점령한 냥린이의 위엄.



일이야 별이야, 택하라옹

노트북 점령도 잊지 않아주시고.



안내려갈꺼다옹


꼬장도 잊지 않아주신다.





별이 이만 잔다옹, 모두 굿밤 되라옹


잠을 늘 엄마미 무릎에서 ㅎ






사진은 아직 한 가득 남아있다. 별이는 폭풍 성장해 아깽이 시절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 이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여전히 애기애기 하다. 다음엔 별이를 만나며 포기 하게 된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해 봐야겠다. 아직 달이를 만날때까지 반도 풀지 못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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