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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il Sep 14. 2023

뻔한 티키타카들

글을 위한 필사 <사랑의 몽타주, 최유수>


우리가 물고기나 해바라기가 아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함께 이 세계의 수수께끼를 조금씩 풀어나갈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최유수 <사랑의 몽타주_수수께끼>​






넷플릭스를 보다 싸운 드라마를 마침내 끝까지 본 토요일. 면보다 고기가 더 많았던 라면과 같이 마신 맥주 때문인지 잠이 오고, 두통도 몰려와. 얼마나 잤을까? 비중 있던 조연이 죽고. 그의 아들은 착한척하다 본색을 드러내, 인과응보를 맞이했다. 반면 그들에게 쫓기던 주인공은 이전과 다른 새 인생? 그 모두를 이해할 수 없는 나의 혼잣말에 뒤통수에 꽂히는 웃음기 가득한 말 “할머니처럼 뭘 그리 중얼거려?”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드라마 속 세상은 줄거리를 잇지 못할 만큼 달라졌는데. 나는 소파 밑, 그는 소파 위, 해는 저물지도 않고. “그래서 어떻게 됐다고?” 내가 묻자 “응. 잘 됐다고” 그럼 나는 “와! 성의 없어” 하고. 그는 “와! 잘 자고 일어나 또 나를 탓한다고?” 하는 이 의미 없고. 때론 지긋하고, 피식피식 귀여움이 묻어나는 대화들이 나는 왜 이리 좋을까? 꼭 마지막엔 둘 중 하나가 “그냥 내가 싫어?”하면 서로 웃고 마는 시시콜콜함. 뻔한 티키타카들이 나를 감싸 안을 때. 입안에 몽글몽글 맺히는 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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