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이 만난 일곱 번째 사람
저는 절 감추고 싶지도 않고, 패션은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이렇게 봐주세요’라고 표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이름
문정호
직업
소셜메이커
좋아하는 아이템
팔찌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지금은 광고대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광고와 관련된 일을 했던 건 아니에요. 대학생 시절엔 패션 크루를 만들었어요. 저와 같이 활동한 크루 4명이 모두 대전에서 활동을 했고요. 운이 좋게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게 돼서 파워블로거가 될 수 있었어요. 그 당시 블로거라고 하면 옷만 받고 자신의 블로그에 제품만 올려주면 끝이었는데, 저는 서포터스에 관심이 더 많았어요. 덕분에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하고 가깝게 지낼 기회가 생겼죠.
그러면 패션 쪽으로 커리어를 선택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광고 업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광고를 원래 좋아했어요.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지금 저랑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 형하고 만나서 같이 회사를 설립하게 됐죠. 그분은 제 학교 선배였고 같은 패션 파워블로거였어요. 둘 다 네이버의 시대는 저물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시대가 온다는 걸 그냥 직감할 수 있었어요. 둘 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관심이 많았고 그 둘의 구조도 잘 이해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광고 대행으로 이어지게 되더라고요. 2년 전에 처음 광고 대행 업무를 시작했고, 법인 설립은 이제 1년이 다 돼가요. 지금은 유명 잡지의 SNS 관리 대행을 맡고 있을 정도로 성장을 했어요.
어떤 광고 대행을 하시는 건가요?
다양한 소셜미디어 기획업무을 하고 있어요. 브랜드들의 MCN 영상 제작과 배포부터 SNS 개인 컨설팅까지 하고 있습니다. SNS 컨설팅은 연예인부터 정치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어요. 현재는 5만 개가 넘는 계정을 관리하고 있고, 개인, 연예인, 브랜드, 정치인 계정까지 모두 저희가 직접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 정치인들도 사과문을 먼저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릴 만큼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매체거든요.
26살이라는 어린 나이인데, 세일즈를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지금 저와 회사를 같이 운영하는 형이랑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어요. 처음에 그 형을 만나게 된 계가기 재미있는데요. 저도 블로거 활동을 했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지금 저희 회사에서 제공하는 인스타그램 서비스가 필요한 거예요. 그래서 아는 분에게 문의를 했고, 그 형을 소개받을 수 있었어요. 제가 원래 낯을 가리지는 편은 아니에요. 그런 모습을 보더니 그 형이 저한테 장난으로 서비스를 팔아오면 수수료를 챙겨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한 달 만에 150명한테 팔아 버렸죠. 그걸 계기로 그 형이랑 더 친해질 수 있었죠. 둘이 서울에서 어떻게 사무실을 차릴지 구상까지 하게 됐고,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가자는 결정을 했죠. 그렇게 서울에서 사무실을 차리게 되었어요. 회사를 시작하니, 본격적으로 큰 기업 상대로 세일즈를 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미팅하기 전부터 너무 긴장돼서 사람들한테 계속 너무 떨린다고 얘기할 정도였어요. 근데 막상 미팅을 들어가 보니 별게 없더라고요. 저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크고, 그러니까 당연히 저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게 된 거죠. 그게 불과 반년 전이예요.
패션은 언제부터 좋아하셨나요?
원래 꾸미는 걸 좋아하기도 했지만 대학생 때 캠퍼스에서 다른 사람들한테 잘 보이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옷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죠. 제가 잘 어울리던 친구 한 명은 놈코어 스타일을 추구했고, 다른 친구는 스트리트 패션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두 스타일에서 골고루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옷을 너무 좋아해서 수업 외 근로장학생 활동과 기숙사 간사를 병행하면서 돈을 모았어요.
그래서 그 돈 전부를 옷을 사는데 쓰셨나요?
거의 그렇죠. 특히 슈프림을 너무 좋아해서 PC방에 슈프림 직구를 하러 갈 정도였어요. 친구 6명이랑 같이 앉아서 슈프림 몰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열리자마자 사는 거죠. 품절까지 걸리는 시간이 1분을 넘질 않거든요. 그렇게 옷을 사다 보니 주변 친구들은 제가 다 금수저인줄 알더라고요. 근데 이게 사는 요령만 알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건데, 사람들은 그 요령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한 때 신발도 120켤래도 넘게 모았어요. 신지도 않는 500만 원 정도 하던 크롬하츠X릭오웬슨도 가지고 있었죠.
패션에 왜 매력을 느끼시는 거예요?
패션에 관심을 가지면 자신감이 생겨요. 저는 원래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이었어요. 패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저는 절 감추고 싶지도 않고, 패션은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이렇게 봐주세요’라고 표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아이템이 있나요?
마시모두띠가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선물 받은 팔찌를 아직도 차고 다녀요. 과거에 선물 받은 아이템에 더 소중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걸 사준 사람의 정성이 들어간 아이템이잖아요.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저희 회사의 단기적인 목표이기도 하지만, 내후년이면 건물을 하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건물을 잘 꾸며서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저희 회사는 평균 나이가 26살인 굉장히 젊은 회사예요. 젊은 회사인 만큼 단순히 매출이 높은 회사가 아니라 광고 시장에서 인정받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일단 5년만 버티자’가 중기적인 목표가 되었어요. 5년이면 많은 광고주와 일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러면 그간 신뢰를 쌓을 충분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 장기적인 목표는 ‘작은 것에서 큰 기쁨 찾기’예요. 좋은 아내를 만나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특히 저랑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의 관계가 너무 중요해요. 결국 같이 성장을 하고 싶고, 오랜 시간 동안 같이 일하고 싶어요.
옷을 좋아하는
우리 주변 평범한 사람들,
그들의 패션(Fashion)과
패션(Passion)에 대한 이야기
YOIL MAGAZINE
Interviewee. 문정호
Editor. 조경상
Photographer. 김유나
문정호 인스타그램
요일 YOIL SNS
패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곳, 요일 YO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