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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일 Yoil May 26. 2017

[Fashion&Passion] 은혜직물 강정주

요일이 만난 여섯 번째 사람





 옷을 신경 써서 입는다는 것은 곧 저 스스로를 좋아한다는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이름

강정주



직업

은혜직물 대표



좋아하는 스타일 아이템

DVD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이불, 침구, 생활, 홈리빙 소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일은 패턴을 개발하는 일이에요. 앞으로는 저희만의 패턴 디자인을 개발해서 그 디자인으로 제품을 판매할 예정입니다.





원래 직물과 관련된 일을 계속 해오셨나요?


아니요, 원래는 영화 관련된 일을 했었어요. 제 여자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인 은혜는 텍스타일(섬유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처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해야 우리 스스로가 좋아할 수 있을까?’ 이런 기본적인 얘기를 하며 준비를 시작했어요. 그 후에 은혜랑 침구공장에서 1년 반 정도 일을 해봤어요. 은혜직물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한지는 2년 정도 되었습니다.




원래 영화 일을 하다 직물 관련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아주 특별한 계기가 있지는 않았어요. 무언가 창의적인 일을 계속하고 싶었고, 그때 막 영화를 그만둘 때였거든요. ‘회사에 들어가서 일하는 게 나와 맞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던 중에 은혜가 직물 관련 일을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직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영화와 크게 다른 일은 없었던 것 같아요. 과정과 결과가 완벽히 똑같지는 않지만, 그 일 안의 본질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영화나 직물이나 기획, 콘셉트 회의를 하고 어떻게 이것을 풀어나갈지, 어떤 주제 안에서 이 스토리나 디자인을 탄탄하게 만들어갈지 고민을 하거든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결과물이 나오게 돼요. 이러한 것들을 겪고 나니 모든 것의 본질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어떤 콘셉트를 추구하고 계신가요?


저희는 옛날에 있음 직한 것들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을 하고 있어요. 저나 은혜나 원래 빈티지를 좋아하고, 동묘 시장에서 물건 사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에 이미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이었어요. 막상 우리가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할 때, 좋아하는 게 이런 빈티지였고 가장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이러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저희는 전통을 계승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저희가 전문적으로 전통을 계승하는 건 그 작업을 꾸준히 하시는 분들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제품의 실용성을 강조하거나, 전통을 따르기보단 트렌디한 부분을 저희 제품에 녹여내고 있어요.


시장에 비슷한 디자인의 침구류만 있어서 재미가 없더라고요. 모던한 제품을 파는 브랜드도 있어야 하고 저희 같은 제품을 파는 곳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지 구매하는 분들도 제품의 질도 질이지만 결국 디자인적으로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고,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보통 어떤 분들이 제품을 구매하나요?


고객 분들은 다양해요. 구매하는 제품군에 따라서 다른데요, 파우치, 액세서리, 소품류는 20대분들이 많이 구입하시는 편이에요. 이불 관련된 제품들은 30대나 40대가 많아요. 가장 인상 깊었던 고객 중 한 분은 유명 디자인 잡지사의 편집장이었어요.





이불 공장에서 했던 일이 지금 하는 일에 많은 도움이 되었나요?


네 많이 도움이 됐어요.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아요. 이불을 만드는 건 기계가 하지만 사람의 노력이 엄청 많이 들어가거든요. 한 번에 30개가 넘는 바늘을 다 봐야 돼요. 올이 풀어지는지, 끊어지는 싫은 없는지, 예쁘게 실이 박히고 있는지, 솜이 이불속에 잘 들어가고 있는지, 원단은 잘 펴져서 들어가는지, 기계가 똑같이 작동하는지 지켜봐야 돼요. 만약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이불 한 장을 다 버려야 되거든요. 힘든 일에 비해서 제대로 된 가격에 팔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도 공장 일을 해서 좋았던 점은 이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모든 공정을 볼 수 있었어요. 특히, 저는 비전공자였고, 모든 과정을 보고 나니 전공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전공과 상관없이 일을 익숙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불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재단이 가장 중요해요. 재단이 잘돼야지 만들기가 쉬워요. 가장 기본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불을 만들 때 재단이란 게 눈에 보이는 요소는 아니에요. 이불은 네모난 모양이잖아요? 그래도 정확한 사이즈에 올바른 모양을 낼 때 재단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죠.





원래 패션을 좋아하시나요?


네, 좋아해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요. 그래도 이유를 꼽자면 옷을 신경 써서 입는다는 것은 곧 저 스스로를 좋아한다는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이성을 볼 때도 옷에 대한 취향이 있는 사람을 좋아해요. 옷을 잘 입는 것과 별개로 고민 없이 옷 사는 걸 싫어해요.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세요?


좋아하는 스타일이 크게 있진 않아요. 그냥 제가 입고 싶은 걸 그때그때 입어요. 빈티지를 좋아해서 빈티지 옷을 많이 사기도 하고, 유니클로나 무지 같은 브랜드를 사기도 해요. 랄프로렌이나 RRL과 같은 스타일도 좋아하고, 꼼 데 가르송 같은 스타일도 좋아해요. 그중 꼼 데 가르송을 특히 좋아해요. 꼼 데 가르송 옷을 보며 패턴이나 안감 같은 게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쇼룸에 갔을 때 너무 좋고 재미있어서 혼이 빠지게 구경했어요. 





원단을 다루는 직업을 가지고 계신 만큼 다른 시각에서 의류를 보시겠어요.


당연히 원단을 보게 돼요. 그러다 보니 안 사는 브랜드도 생기더라고요. 예를 들면 전 H&M 옷은 잘 안 사는 편이에요. 원단이 제 취향이 아니거든요. 근데 확실히 비싼 브랜드일수록 좋은 원단을 사용하는 것 같아요.





가장 아끼는 아이템이 무엇인가요?


DVD를 모으고 있어요. 영화를 그만두고 DVD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제가 영화 공부할 때같이 자취를 하던 친구가 DVD를 엄청 모았었는데, 같이 영화 메이킹 필름을 자주 봤어요. 메이킹 필름에는 연출, 촬영감독, PD, 미술감독, 프로덕션 디자이너들이 나와서 영화에 대해서 얘기를 해요. 근데 영화 메이킹 필름이 정말 공부가 많이 되거든요. 


DVD를 모을 때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제가 진짜 좋아했던 영화인데 구하기 힘든 걸 발견했을 때에요. 삶의 기쁨을 하나 늘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모울 때마다 뿌듯해요.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직업을 여러 개 가지고 싶어요. 하고 싶은 건 너무 많아요. 저는 제가 상상한 걸 실제로 만들 때 기쁨을 느껴요. 목공도 하고 싶고 영화 비평도 하고 싶어요. 제가 원래 영화 일도 했었고 영화 이론을 좋아해서 계속 영화 관련된 일도 하고 싶어요.











옷을 좋아하는 

우리 주변 평범한 사람들,

그들의 패션(Fashion)과

패션(Passion)에 대한 이야기








YOIL MAGAZINE


Interviewee. 강정주

Editor. 조경상

Photographer. 김유나






은혜직물 인스타그램 

@eunhyefab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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