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이 만난 다섯 번째 사람
화장이 잘되면 기분이 좋듯이 옷을 예쁘게 입는 것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옷을 잘 입으면 자신감도 생기고 마음가짐도 달라지는 거 같아요.
이름 : 김효진
직업 : 파티시에
좋아하는 아이템 : 머리띠, 일회용 카메라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이탈리안을 기반으로 한 창작 요리를 하는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를 만들고 있어요. 쇼케이스에 있는 케이크가 아닌 손님들에게 바로 직접 서빙되는 디저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팔기 위해 전시되는 케이크를 만들기보단 사람들에게 직접 서빙되는 걸 만드는 일을 좋아해요.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를 만들면 어떤 장점이 있나요?
직접 서빙되는 디저트를 만들기 때문에 어떤 손님이 먹는지 알 수 있어요. 제가 만든 디저트를 손님에게 바로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설명을 해줄 수 있는 등 소통을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디저트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원래는 음식을 했었어요. 저는 이미 일찍 진로를 정해서 고등학교도 조리를 배울 수 있는 학교로 진학했어요. 제가 원래 손으로 뭘 만드는 걸 너무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 음식 보단 디저트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학교 졸업 후 바로 레스토랑에서 일을 시작하셨나요?
처음에는 호텔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호텔에서 일하는 게 즐겁긴 했지만 스태프들이 너무 많다 보니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이 조금 적었어요. 자연스럽게 디저트 하나하나에 더 집중을 하고 싶어 졌고 그래서 레스토랑으로 직장을 옮기게 되었어요. 지금 일하는 곳에 와서 좋아하는 일을 확실히 찾게 된 거 같아요. 고객 분들이 제가 직접 만든 디저트를 먹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좋아요.
왜 패션을 좋아하시나요?
크게 생각해보면 상대방은 나의 외적인 모습을 가장 먼저 보게 되잖아요? 무엇보다 자기만족이 가장 커요. 화장이 잘되면 기분이 좋듯이 옷을 예쁘게 입는 것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옷을 잘 입으면 자신감도 생기고 마음가짐도 달라지는 거 같아요.
예술을 좋아하는 게 디저트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나요?
물론이죠. 특히 그림을 좋아해서 미술관도 많이 다니고 그림도 직접 그려요. 접시 위에 있는 디저트의 색깔을 구상하는데 이러한 활동들이 많은 도움이 돼요. 외국에 유명한 디저트 셰프 중 건축가로 일을 하다 파티시에가 되신 분이 있어요. 그분은 디저트를 만들 때 도면 설계를 직접 하고 디저트를 만드시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예술을 좋아하는 게 디저트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파티시에 셰프인 Dinara Kasko가 직접 3D 모델링을 한 후 제작한 디저트
이미지 출처: Dezeen
디저트와 제빵이 다르다고 알고 있는데요, 어떤 면에서 디저트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되신 건가요?
제빵보다 디저트가 더 다채로운 색을 사용할 수 있는 게 매력적이에요. 디저트는 맛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디저트는 맛있고 예뻐야 해요. 그런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최근에 경험한 디저트 중 인상 깊었던 것이 있었나요?
일본 타르트 가게인 키르 훼 봉 (Qu'il Fait Bon)이랑 프랑스 파리에 있는 라뒤레 (Laduree) 마카롱이 인상적이었어요.
키르 훼 봉(Qu'il Fait Bon)
이미지 출처: My Modern Met
라뒤레(Laduree)
이미지 출처: DanielFoodDiary.com
제가 요즘 타르트와 마카롱에 관심이 많아요. 특히 마카롱은 누가 만드는지에 따라서 맛 차이도 많이 나고 손님이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지, 쫀득한 맛을 좋아하는지에 따라서 디저트에 결과물이 많이 달라져요. 후에 나중에 디저트를 제가 직접 팔게 되면 나만의 마카롱을 만들고 싶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연습을 하고 있어요. 마카롱은 까다로운 디저트예요. 예를 들면 마카롱을 만들 때 다른 파우더에 비해서 기름이 많이 나오는 아몬드 파우더를 사용해요. 그래서 마카롱의 윗부분 색깔이 변하기 쉬운 데요, 만약 색깔이 변했다면 그건 망한 마카롱이에요. 마카롱의 옆 부분이 터지거나 주저앉으면 그것 역시 망한 마카롱이에요. 그런 측면에서 색깔, 모양, 맛, 질감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지만 좋은 마카롱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가장 아끼는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일회용 카메라와 머리띠예요. 일회용 카메라는 제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언제든지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좋아요. 머리띠는 제가 직업 특성상 반지나 귀걸이 같은 액세서리를 전혀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저를 꾸밀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단기적으로는 식품영양학 공부를 하기 위해서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일과 병행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더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꼭 학위를 끝내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디저트 학원을 차리고 싶어요. 디저트 학원에서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강습을 열고 싶어요. 전 어린아이들도 좋아하고 디저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데 어린이를 위한 디저트 강습은 이 두 가지를 모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옷을 좋아하는
우리 주변 평범한 사람들,
그들의 패션(Fashion)과
패션(Passion)에 대한 이야기
YOIL MAGAZINE
Interviewee. 김효진
Editor. 조경상
Photographer. 김유나
김효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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