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Riel의 매일 기록하기 2021년 2월 23일 화요일

by Riel

뜻밖에 갑자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일이 있었다.

어디 공식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건 아닌데 나라는 사람을 알 필요가 있어서 간략하게나마 작성해서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지금 회사를 만 6년 이상을 다니고 있고, 그전에 회사도 3년 반을 다녔으니 이력서 써본 일이 언제인가 싶었다. 까마득하다. 새 취업에 대한 생각이 특별히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나는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어떤 정해진 양식에 맞춰 나의 인생을 돌아보며 작성하려고 하니 새삼스럽게 내 인생이 보였다.

처음 자기소개서 양식을 봤을 때 무슨 말을 적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취미/특기, 경력, 성격, 지금까지 살아온 스토리, 목표, 5년 뒤 나의 모습, 강점, 약점 등의 항목들이 주어졌다. 물론 나는 늘 나라는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고 생각하면서 산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구체적인 항목이 주어지고 나에 대해서 작성하려고 하니 어렵기도 하고 깊은 생각을 해야 하더라.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그동안 어떤 곳에서 근무하면서 어떤 일들을 했었는지도 머릿속에 필름처럼 스쳐 지나가고, 20살 이후 대학을 다니고 취업을 하고 지금 현 자리까지 오면서 그 사이에 겪었던 다양한 것들, 느낀 것, 얻은 것 등을 생각하고 글로 정리해 보려고 하니 꽤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작성하기 시작하니까 멈추지 않고 물이 흐르듯 꽤 구체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나에 대해서 작성할 수 있었는데, 그 과정을 경험하고 나니 내가 나라는 사람을 많이 고민하면서 살아온 것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온 내 인생을 글로 정리하는데 손도 못 델 정도로 어렵고 막막하지 않은 것을 보면 말이다. 그만큼 나는 그동안의 내 삶의 과정들을 많이 숙고했고 지금의 나는 왜 있는지 역시 많이 생각해 봤기 때문에 나에 대한 글쓰기인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엄청난 부담은 아니었던 것 같다.


5년 뒤 나의 모습

2020년만 해도 나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류의 질문이다.

당장 내일도 모르겠는데 1년 뒤 3년 뒤 5년 뒤 10년 뒤 계획이라니?

현실을 충분히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나였다. 하지만 2021년 나는 좀 더 단기, 중단기, 장기 목표를 가지고 살기 위해 미래 모습을 그리려고 노력했다. 생생하게 상상해야 이루어진다고 했기에 한 번도 상상해 보지 않은 나의 미래 모습을 생생하게 만들기 위해 많이 생각하고 찾아보고 적어보았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이 질문 역시 그리 어렵지 않게 답을 써 내려갔다. 어차피 정답은 없다. 내 미래를 꿈꾸는 것이니까.


생각지도 못하게 한 경험이지만 30대의 중반에 서서 뒤를 돌아 내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와 같은 "나"에 대한 소개글, 자기소개서를 부담 없이 하지만 진지하게 작성해 보는 것 괜찮은 일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너와 나의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