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el의 매일 기록하기 2021년 3월 16일 화요일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은 늘 생각하고 있는 일이다. 지금 이 순간이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것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그렇기에 그날그날, 그 한순간들을 조금 더 충분히 충만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편이다. 가급적이면 부딪히거나 싸우기보단 행복하고 기분 좋게, 조금 더 다양한 것들을 하면서 보낼 수 있도록 말이다.
나는 대학교 생활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부모님의 품을 일찍 떠났다.
대학교 시절에는 기숙사에 살았고, 그 시절 외국으로 약 2년 정도 나갔다 왔고, 돌아와서는 취업하며 서울에서 따로 자취방을 꾸렸다. 그로부터 현재까지 나는 쭉- 부모님과는 따로 살고 있다.
그래도 나는 가정적인 사람이고 가정이 매우 소중한 사람이고 시간의 유한함을 알기에 꽤 자주 부모님 댁에 오는 편이다. 보통 한 달에 1번 정도 오는데, 요즘은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한번 내려오면 바로 가지 않고 적어도 한 3-4일 정도, 길면 일주일 정도를 머무르다가 간다.
이번에도 그랬다. 언제 갈 거냐는 아빠의 물음에 '화요일 오전에 갈 생각이다'라는 대답을 했더니 아빠는 굉장히 좋아하셨다. 월요일에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루 저녁 더 같이 먹을 수 있고, 퇴근하면 집에서 딸내미가 기다린다는 것이 너무 좋다고 하셨다. 기대하지 않았던 월요일 저녁이 기대된다고 좋아하셨다.
월요일 저녁을 보냈다. 같이 부대찌개를 끓여먹고 TV 드라마를 보면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한참 웃고 떠들었더니
내일 가냐고 물으셨다. 내일 오전에 간다고 말하니 아쉬워하신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 이런 말을 하셨다.
'아빠 외로워~ 나이도 먹었고 이제 언제 가도 모를 나이야~ 빨리 결혼해서 손주를 놓든가~ 아님 네가 내려와서 살아~~ 아빠 외롭고 심심해~ 아빠가 맨날 여기 이대로 있는 게 아니야~'
안다. 늘 이 자리에 있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안다. 나이 들면서 더욱 외로워지는 것을.
안다. 아빠의 시간은, 엄마의 시간은 나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이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내 앞에 왔을 때 그 누가 덤덤할 수 있을까.
아빠의 투정은 나의 마음을 속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차라리 솔직한 게 좋다.
마음을 꽁꽁 싸매고 몸도 마음도 아픈데 끙끙하면서도 말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앞으로의 시간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유한한 시간 안에서 서로 행복할 수 있게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지혜와 자세를 갖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