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el의 매일 기록하기 2021년 3월 15일 월요일
매일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그리고 매일 똑같은 하루를 보내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눈을 뜨고 씻고 아침 먹고 출근하고 점심 먹고 일하고 퇴근하고 저녁 먹고 집에서 쉬다가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이렇게 매일 똑같다고 생각이 들지만 사실 우리의 매일은 항상 다른 날이다.
눈을 뜰 때 내 몸 컨디션, 생각, 상태가 다르고, 매일 먹는 아침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출근길에 마주치는 사람도 다르고, 점심 먹는 메뉴도 달라진다. 오후에 해야 하는 일도 달르고 퇴근길 하늘도 달라진다.
저녁은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게 되고 그날의 저녁은 누구와 함께인지도 다를 수 있다.
평일도 주말도 매일 다른 하루이고 매일 다른 순간들이다.
이 순간들을 보내면서 굳이 화내고 짜증내고 스트레스받아가면서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다신 없을 그 소중한 순간을 그냥 흘려보내기엔 너무 아깝고 아쉽지 않을까?
예전 TV 프로그램에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나는 그 프로그램을 참 좋아했는데,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들려주신 이야기가 생각에 참 오래 남았다.
상담을 받은 아이 중 한 아이의 이야기였다. 상담을 받는 아이는 파란 꽃을 그렸다.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파란 꽃을 그렸구나?'
'선생님은 파란 꽃인걸 어떻게 아셨어요?'
'네가 파란 꽃을 그렸으니까 알지~'
'우리 엄마는 모르던데..'
아이는 인생 처음으로 파란 꽃을 보고 너무 신기했다. 그래서 그 놀라운 것을 엄마에게 보여주고 말해주고 싶었고 공감받고 싶었다. 그래서 유치원에서 파란 꽃을 그림 그려 엄마에게 보여줬는데 엄마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엄마 이거 그림 봐요!'
'응~ 빨리 집에 가야 되니까 차에 타~'
집에 간 아이가 엄마에게 다시 그림을 보여줬다.
'엄마엄마 이 그림 봐봐~'
'응 우리 딸 그림 그렸구나~ 잘했네~'
'아니~ 자세히 봐봐!'
'응 그림 잘 그리네~~ 엄마 바쁘니까 가서 놀고 있어~'
엄마는 바쁘고 할 일이 많다. 그래서 기계적인 대답, 기계적인 칭찬을 했기 때문에 아이가 공감받고 싶은 것, 아이가 엄마와 나누고 싶은 것이 "파란 꽃"이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어른들은 매일 바쁘다. 해야 할 일들이 많고, 생각도 많고, 정신이 없다.
하지만 어른들이 바쁜 이유는 사랑하는 내 가족을 조금 더 편안하게,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게 하고 싶은 마음에서가 아닐까? 아이가 "파란 꽃"을 인생 처음 본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엄마에게 알려주고 보여주고 공감받고 싶어 하는 순간 역시 그때가 아니면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또한 한번 제대로 공감받지 못한 아이는 은연중에 앞으로도 엄마에게 그런 것들을 더 이상 보여 주려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나 혼자의 내 인생도, 내 가족 사이에서의 내 인생도, 사회 안에서의 내 인생도 매일매일은 다르게 흘러가고 다시는 오지 않을 날들이다. 그냥 흘려보내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붙잡을 수 없다면 충분히 쓸 수 있기를, 충분히 쓸 수 없다면 적어도 화내고 짜증 내지 않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