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el의 매일 기록하기 2021년 3월 21일 일요일
나는 홍대에서 근무한 지 벌써 7년 차다.
그러다 보니 홍대는 물론이고 합정, 상수, 연남, 연희까지 꽤 넓은 범위의 홍대를 아우르며 다양한 곳을 가곤 했다.
나는 맛집을 찾는 사람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음식이나 식당을 고르는 데는 예민한 타입도 아니어서 나에게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나는 잘 추천해 주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추천하거나 내가 자신 있게 여긴 내가 좋아하는 최애 집이야 라고 말하는 곳이 아주 조금, 몇 군데 있는데 그건 주로 작은 이자카야이다.
나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고,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으며, 음식의 사이즈는 소소하고 가격도 적당하면서, 너무 시끄럽지 않아 소주 마시기에 딱 좋은 이자카야를 연남동에 한 곳, 상수에 한 곳을 알고 있다.
몇 년 정도를 틈틈이 찾아갔으며 나와 술 한잔을 기울인 사람들 중에는 그곳들을 함께 간 적도 많다.
사장님들은 나를 몰라도 나에게는 그 집들이 최애 집이고 단골집 이리라.
그런데 코로나 여파를 이기지 못한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는 내가 알 수 없지만, 내 최애 이자카야 중에 한 곳인 연남동 이자카야가 문을 닫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20년 나 역시 예전에 비해 자주 그 가게를 찾지 못했음에 엄청나게 아쉬움이 밀려왔다.
남자 사장님 혼자서 소소하게 하던 작은 이자카야. 옛날의 일본 가요를 종종 틀었고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 듣던 J-POP) 가끔은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 일본인 유학생인 듯 보였는데, 작은 공간이지만 따뜻한 느낌이었고 내가 좋아하는 구석 자리도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이자카야 메뉴들이 많았고, 나와 그곳을 함께 가서 술 한잔을 기울였던 사람들이 많은데 라는 생각이 간판이 사라진 가게가 열지 않은 빈 공간을 보니 헛헛하고 아쉬웠다.
물론 내가 자주 왔다고 해서 가게의 존망을 바꿀 수는 없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내가 몇 번 더 왔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 그리고 내가 좋아하던 이자카야가 이제 없어졌기에 그럼 앞으론 어디로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교차했다.
자주 가던 가게가 사라지는 경험.
내 나름대로는 최애 가게에 속했던 곳이었기에 꽤 충격적이고 인상에 남을 것 같다.
아- 아쉬워라.
얼마나 많은 것들이 내 인생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질까.
좋아하는 것의 부재는 언제나 아쉬움만 남겠지.
그러니 더욱 부지런히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해야지. 많이 만나고 많이 가고 많이 먹고 많이 배우고 많이 접하고 많이 쓰고 많이 누려야지. 언제고 그것들은 내 인생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언젠간 내가 사라질 테니 아쉬워하기보다 더 많이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