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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학벌은 여전히 중요하다

by 요진
학벌은 이제 더 이상 의미 없는 걸까?


아이가 생기고 좋은 학교 입학을 위한 사교육보다는 자본주의, 돈 공부에 대해 더 많이 고민했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없다기보단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원하는 대학 입학이라는 목표를 이미 내가 경험해 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약사 엄마와 공학박사 아빠이지만 상대적으로 자녀교육에 무심한 이유는 학벌이, 좋은 성적이 성공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돈 버는 방법은 다양하고, 학벌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의 종착지가 좋은 학벌, 좋은 직업인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제 학벌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 부부는 이왕이면 자녀가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을 가길 바란다.


그럼에도 학벌은 여전히 중요하다


학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크게 4가지이다.


첫 번째는 작은 성취의 연속에서 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슬프게도 우리나라 학창 시절의 평가 지표는 단 하나다. "성적". 좋은 성적을 받는 학생은 훌륭하며 미래가 창창하다고 평가받는다. 학교 및 가정에서의 관심도 당연히 따라오게 된다.


학창 시절 내내 좋은 성적을 보인 나조차 당시엔 미처 깨닫지 못한 큰 사실이 하나 있었다. 공부를 잘하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하면 된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스스로 입증하며 본인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들의 축적으로 만들어진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은 커서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에도 굉장히 도움이 된다. 그래서 이왕이면 우리 아이도 학창 시절 이런 작은 성공의 경험을 여러 차례 맛보았으면 한다.


두 번째는 열심히 꾸준히 하는 데에서 오는 삶의 태도가 습관으로 남는다는 점이다.


좋은 성적과 좋다고 평가되는 학교의 입학 허가증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남들보다 꾸준히 열심히 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이다. 특목고의 장점 중 하나는 다 같이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당연하게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회생활을 하며 보니 학창 시절 형성된 삶에 대한 태도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된다. 이왕이면 학창 시절 끈기와 인내, 꾸준함과 성실함이 아이의 몸에 배이길 바란다.


세 번째는 네트워크와 평균의 힘을 자연스럽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특목고와 약대 입학을 통해 어느 정도 보장된 직업을 가진 친구들과의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주변 친구 5명의 평균을 보면 나 자신에 대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좋은 직업과 연봉이 전부는 아니지만, 주변에 이런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든든할 때가 있고, 서로의 존재가 동기부여가 될 때가 있다.


마지막으로 그 시간 다른 무언가를 찾거나 하지 못할 바에야 이왕이면 남들보다 좋은 조건으로 시작하는 것이 백번 유리하다.


대한민국 교육환경을 고려할 때, 내가 좋은 성적과 거리가 멀고 공부 외에 다른 적성을 찾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백번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손에 쥐고 어른이 되어 다른 길을 탐색해 봐도 늦지 않다. 약사 지인들만 봐도 안정적인 직업을 바탕으로 인플루언서, 유튜버, 쇼콜라티에 등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는 경우가 꽤 있다. 이렇게 내가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을 때,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직업은 심리적 안정과 함께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래서 누군가 학벌은 이제 중요하지 않냐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이러하다.


그럼에도 학벌은
여전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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