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07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거두는 열매가 다르다. 말이 맺는 열매는 꽤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서, 더욱이 말의 소중함을 깨닫기는 어렵다.
의외로 사람이 하기 힘들어하는 말이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고생했어"와 같은 격려와 응원, 감사의 말인 것 같다. 무언가 쑥스럽고 어색해지는 분위기가 싫을 수도 있고 괜히 마음 한 구석에 진심이 아닌데, 이렇게 말해서 상대가 나를 약하게 볼까 하는 마음도 자리 잡고 있어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특히 직장생활을 1개월 간 하며 많이 느꼈다. "고생했어", "고마워요", "미안해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절대 이 한마디, 고자의 '고'도 꺼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는 내 주위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둘의 차이는 너무 크게 다가온다. 특히 내가 약해지고 힘든 모습을 보일 때 극명하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하는 게, 또 한편으로는 그 상황에서는 너무나 당연히 해야 할 말을 하는 게 어려운 요즘인 것 같다.
우연히 출근을 하기 위해 역에 서있는데, "말의 값"이라는 제목의 한 글귀를 보았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짧은 글을 주욱 읽다 보니 어느새 스스로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잘했어'라고 따라 읽고 있었다. 그 순간 느꼈다. "아 요즘 누가 나한테 저런 말 해준 적 없었구나. 그러니까 이제 앞으로는 계속 내가 혼자 말해줘야겠다~"라고. 내가 스스로 말의 텃밭을 길러놓겠다고.
오늘 내가 나에게 해주는 말 한마디가 나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겠다. 또 과거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줄 수도 있겠지. 그러니 오늘은 나 스스로에게 더 많이 말해주려고 한다. '사랑한다!', '고맙다!', '엄청 고생했다!', '대단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