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편지[1]

나는 얼마나 거룩한 존재가 되었나.

by 이가겸


사랑하는 석희에게.


나는 결코 나 자신을 속이고 있지 않아.


롯테의 검은 눈 속에는, 나와 나의 운명에 대한

참다운 동정이 스며있어.

나는 그것을 느끼고 있어.

그 눈 속에는 내가 나의 마음에 맹세하고

믿어도 좋은 것이 있어.


그 롯테가,

아아 이 말을 나는 해도 좋을까?

할 수 있을까?


그 롯테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나를 사랑해준다니.

나는 얼마나 거룩한 존재가 되었나.

롯테가 나를 사랑하게 된 이후부터

나는 아주 내 자신을 존경하고 있네.



1995.12.21 오후 7시 50분, 카사블랑카에서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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