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라적 돈이나 명예, 출세 등에 대해서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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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 인생은 대학 2학년 때, 정확히 말하면 1학년 겨울 방학 때부터 근본적으로 변화되기 시작했지.
석희한테 준 책을 쓰신 지금의 교수님을 만나고부터는 나는 전혀 다른 차원의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이지.
현재 '박사과정'이라는 상태를 보면 나는 실제 내 삶 자체가 이해가 잘 되지 않아. 좀 더 이야기가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신앙인으로 생각해보면 운명의 작용이랄까, 하나님의 뜻이랄까. 어쩌면 내 의지만으로는 될 수 없는 그런 변화를 겪어 왔기 때문이야.
따라서 당연히 나의 미래도 '비유컨데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맡기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지난 주일에 잠깐 말하기는 했지만 석희씨가 결혼을 허락한다 하더라도 나는 그때부터 준비해야 하는 형편이지.
아뭏튼, 우리가 만나기는 했지만 찰라적 돈이나 명예, 출세 등에 대해서 보다는 각자의 자아실현 쪽으로 대화가 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나는 굉장히 행복했어.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것은, 그 이면의 적나라한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혹시, 너무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편에 치우쳐 평범하고 자연스런, 평범한 사람이 살아가는 것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 우려되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