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가겸

7월, 성찰의 글

туяа ; 해, 달, 전등, 불 등에서 나와 사물을 밝게 비추는 것

by 이가겸

이번 여름, 성찰에 대한 수업을 들었다. 온라인 화상채팅으로 진행되었는데, 4-5명의 학생들이 모여서 성찰한 내용과 경험을 공유하는 활동을 했다. 사실 수업을 듣기 전에 나는 (한편으로는 오만함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굳이 어렵고 힘든 주제들, 사람에 대한 성찰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부끄럽지만 사회, 역사에 대한 성찰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이었다. 그것이 내 행태가 될 수도, 가치관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올곧이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대로 느껴본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너 자신을 알라'

여하튼 이런 마음으로 첫 성찰 수업을 듣게 되었다. 명상으로 시작되었는데 점점 생각이 떠다니는 걸 느끼고 마음이 고요해지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음 깊숙하게 가지고 있었던, 바쁜 일상에서 차마 알아차리지 못했던 내 안에 질문들이 생각으로 올라왔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떠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가?', '왜 나는 누군가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움직이는가?' 등 말이다. 그리고 그 순간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떠올랐다. 그간 나는 무지함을 알지 못했고 남을 위하는 척만 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또 조원들과 성찰을 나누면서, 나의 진심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상황이 감사하다고 느꼈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읽는 렌즈와 같다.(Other man are lenses through which we read our own minds. - Ralph Waldo Emerson)'는 말처럼 타인은 나에게 당연히 주어진 존재가 아니었다. 나를 성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중한 공동체의 일원이자 거울이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상대의 반응,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킬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화의 형태가 1:1이 되었든, 1:3이든 상관없다. 나의 '믿음'이 무엇인지, 그 기준은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를 겸손하게 주장해야 한다.


"남 눈치 너무 보지 말고 나만의 빛깔을 찾으세요.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 혜민 스님


나의 빛이 있고 상대의 빛이 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고유한 빛깔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매번 어우러지며 새로운 색을 내기도, 다른 세상을 비춰주기도 한다. 이를 위해 나는 '나'를 끊임없이 객관적으로 알려고 노력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주체성(Subjectivity)을 지켜야 한다. 몽골에서 받았던 'Toya(туяа)'라는 나의 또 다른 이름은 '빛(光)'이라는 뜻으로 '해, 달, 전등, 불 등에서 나와 사물을 밝게 비추는 것.'라는 의미다. 무언가를 비추어주는 존재다. 그렇기 위해서는 '현존재(現存在, das Dasein)'로서의 인간임을 넘어서‘존재’(das Sein)'해야 한다. 내가 빛이 나는 스스로의 현존재이자 실체여야 다른 이를, 것을 비춰줄 수 있는 것이다.


이번 7월, 나는 존재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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