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_해시태그_안_쓰는_나는?
요즘 TV 예능, 유튜브 등에서 #웃김 등의 ‘#’이 붙은 텍스트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특정 텍스트, 이모티콘 앞에 해시 기호 ‘#’을 붙이면 관련 정보들이 묶어주는 ‘해시태그’다. ‘해시 기호(hash)’와 ‘꼬리표’의 뜻을 가진 ‘tag’의 합성어로, 현재 트위터,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해시태그 ; 하이퍼텍스트, 쓰기 텍스트
해시태그는 2007년에 공개돼 2009년 이란의 부정선거 규탄 시위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이용되었고, 2010년 ‘아랍의 봄’ 사태를 통해 세계적으로 확대되었다. 해시태그의 이용 목적은 대표적으로 정보를 검색하기 위함이다. 예컨대, ‘#강남맛집’, ‘#요리꿀팁’처럼 원하는 정보를 얻고 공유한다. 이외에도 자기표현, 상호작용, 의제 설정 등의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단순 텍스트 자체를 넘어서 맥락, 뉘앙스를 포함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텍스트로 하나의 행동, 사물을 지칭하는 동시에 복잡하고 추상적인 상황을 내포할 수 있다.(1) 이렇게 형성되는 의미는 텍스트와 다른 언어, 비언어적 텍스트를 연결(link)한다.(2) 이런 면에서 해시태그는 이용자에게 다른 경로를 제공하는 링크로 연결된 '하이퍼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읽기 텍스트’에서 확장된 ‘쓰기 텍스트’이기도 한데, SNS 이용자들이 작가와 독자의 관계를 넘나들며 매우 능동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3) 이에 해시태그는 독자의 적극적인 행태에 의존하는 텍스트이기도 하다.
노드의 기능, 개별적 미디어의 공간을 공공의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이런 성질을 바탕으로 해시태그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하나의 노드(node)가 된다.
일명 ‘n번방’으로 불리는 디지털 성범죄, 성 착취 사건에 대해 누리꾼들은 분노하며 SNS에서 #n번방_공론화, #nthroom_stop 등의 해시태그를 쓰고 공유했다. 특히 ‘박사방’의 운영자가 검거되자,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그리고 #박사방_박사_포토라인_공개소환, #박사방_청원동의 등의 해시태그를 쓰고, 4-5명의 SNS 친구를 지목해 공유하도록 하는 ‘해시태그 운동(Hashtag activism)’이 일어났다. 청원 게시 4일 만에 114만 3,191명이 동의했고 271만 5,636명의 참여 인원으로 청원이 마감되었다. 곧이어 검거된 용의자에 신상이 공개됐다. 해시태그로 연결된 개인들의 분노가 모여서 하나의 사회 운동이 되어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다. 이처럼 해시태그는 개인을 연결해 개별적인 미디어의 공간을 공공의 네트워크로 잇는 연결의 의미로 작용한다.(4)
적극적 이용자에 의해 호명된 텍스트, 해시태그
하지만 해시태그는 개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미디어 속 사회적 표현물로서 개인의 자아를 재매개 한다.(5) 그리고 이런 특성을 바탕으로 개인이 사회적 정체성을 호명하는 권력의 언어가 되기도 한다. 해시태그의 이용 동기는 이용자의 이용태도, 이용량과 유의한 영향 관계가 있고(6) ‘쓰기 텍스트’로서 활발한 이용자에 의해 더 주도적으로 작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해시태그에 수동적인 개인의 의견과 정체성은 소외되는 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 해시태그는 적극적인 이용자에 의해 호명된 텍스트로서 제 3자에 의해 부여되어 연결된 명제다. 타인이 부여한 해시태그를 공유하고 재구성하며 끊임없이 디지털 속 사회적 자아, 정체성을 갖게 되고 이는 자아의 본질을 추구하는 욕망과 구분된다.(7)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는가?
개인과 사회의 연결고리, 해시태그는 뉴미디어의 하이퍼텍스트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더욱 자유롭고 수많은 의미가 탄생할 수는 텍스트라는 점에서 잠재된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미디어에 적극적인 개인의 자아로부터 시작되는 해시태그는 누구에게는 권력의 언어가 될 수 있다.
<좋은 아이디어의 사회적 기원>의 저자 로날드 버트는
네트워크가 생산적인 네트워크가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뭉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에서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8)
개인이 적극적으로 주도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해시태그의 장점은 네트워크의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를 사용하는 이용자도 해시태그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것에 집중하면 안 된다. 개인이 호명한 텍스트를 대중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소외되고 묵인되는 의견은 없는지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해시태그가 사회를 바라보는 하나의 프리즘임을 인지하고 사용될 때, 해시태그의 순기능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박기현, 「소셜 네트워크에 나타난 해시태그의 언어학적 특징 연구」(『한국독어학회』독일어와 문학 No.39, 2019), p59
(2) 조지 P.란도, 하이퍼텍스트 3.0, (커뮤니케이션북스, 2009), p4
(3) 같은 책, p24
(4) 「포스트잇과 해시태그, 개인에서 공공으로」,『ACT!』, 2016.12.23. (https://actmediact.tistory.com/1087)
(5) 제이 데이비드 볼터 · 리처드 그루신 저, 이재현 역, 재매개: 뉴미디어의 계보학, (커뮤니케이션북스, 2006), pp277-278
(6) 김주현, 「(#) 해시태그 이용 동기와 나르시시즘이 이용에 미치는 영향: 인스타그램을 대상으로」(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9), p55-56
(7) 조성은 외 3명, 「초연결사회에서 디지털 자아의 정체성 연구」(『정보통신정책연구원』정책연구 13-51, 2013), p18
(8) SK M&C Communication Insight Team ·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김용찬 교수 연구팀 저, 「뉴미디어 시대 : 나, 그리고 우리」(『SK M&C』TREND TRAIN Vol.2, 2012), p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