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무언가를 노답으로 시작한 건, 내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prologue
두 명의 딸과 두 명의 엄마가 떠난 좌충우돌 3박 4일 도쿄 자유여행!
특히 신주쿠 헬게이트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야...
오전 7시 30분 비행기였기에, 출발할 때부터 무언가에 쫓기는 것처럼 굉장히 분주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체크인을 마치고
와이파이 도시락 & 110V 돼지코 대여를 위해 빠르게 움직였는데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
와이파이 도시락 재고가 없어 대여가 불가능하단다... OMG
하는 수 없이 돼지코만 대여 후, 면세품 수령해서 비행기 탑승!
떠난다... 일본으로.
나리타 공항에 도착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Nex(나리타 익스프레스) 티켓 구입!
우리는 50대 후반 미모의 여인 두 분이 있었기에 지정 좌석으로 편하게 갈 수 있는 넥스를 선택했다.
신주쿠까지는 1시간 20분 소요.
우리에게 헬게이트를 맛보여준 신주쿠역.
도쿄 교통의 심장 역할을 하는 엄청난 환승 구간으로, 많은 철도가 지나가는 곳이다.
게다가... 흡사 좀비떼처럼 보이는 어마어마한 인파는 덤. ^^
하지만 우리, 밥은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어?
가까운 코인 락커에 캐리어를 보관한 뒤, 한국에서 미리 검색해둔 신주쿠 맛집을 찾아 나섰다.
내 인생에서 먹어본 돈까스 중에 탑 오브 탑!
일단 두께 자체부터 우리나라 돈까스랑 레벨이 달랐다.
얇은 튀김옷 안에 묵직한 고기가 가득 가득 들어있었던 기본 돈까스... TㅅT (사진을 보니 또 군침이 돈다)
심지어 양도 푸짐푸짐~
도쿄 방문 예정인 분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가게다!
만족스러운 첫 현지 식사 후
신주쿠역 바로 옆에 있는 루미네에서 블링블링한 액세서리 구경으로 눈호강을 마치고
커피로 목 축이러 간 블루보틀.
블루보틀은 워낙 라떼가 유명하니...
귀여운 니혼진 오빠(멋지면 다 오빠임)에게 라떼를 주문하고 닉네임으로는 'yokko'를 적었다.
블루보틀 원두는 산미가 강하다기에 내 취향은 아니므로 패스.
주문시 적었던 닉네임을 불러준다기에 열심히 셀카 찍다가 내 이름 부르는 것도 듣지 못했다.
결국 어떤 남자 직원이 내 라떼 들고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나를 찾음... ㅋㅋㅋ
'요꼬상~ 요꼬상~'
그런 모기 목소리로 한국에서 일하면 당신은 잘리무니다...
그래도 직접 찾아와서 대령해주시니 감사하무니다...
한입 머금는 순간! 입안에서 꼬소꼬소~ 꼬소함 폭발하던 라떼. 가격도 520엔으로 나쁘지 않았다.
내 다짐하건대... 다시 도쿄에 간다면 가장 먼저 블루보틀을 가리라.
다시 신주쿠역으로 돌아와 오다큐서비스센터를 방문했고
내일 일정을 위해 하코네 프리패스와 로망스카 티켓을 구입했다.
- 하코네 프리패스 1인 5140엔
- 로망스카 1인 890엔
그리고 코인 락커에서 짐을 찾은 뒤, 숙소가 있는 히가시신주쿠역으로 택시로 이동!
숙소 근처에서 먹은 저녁 식사인데... 내가 먹은 메뉴명은 아직까지도 미스테리.
김치가 들어간 나베우동 비주얼이었던 것만 기억한다.
너무나 너무나...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먹느라 사진을 발로 찍은 건 함정.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말도 듣지 않고, 조용히 자기 음식에 집중했던 것 같다.
로손 편의점에서 홋카이도 생크림 롤케이크와 호로요이, 과자 나부랭이를 털어서 숙소 도착!
이로써 오늘의 마지막 중대한 일정을 완료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4일 내내...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새벽까지 "뀨뀨샤 어쩌고"하는 확성기 소리와 함께 사이렌 울리는 차들이 계속 지나다녔다.
알고 보니, 신주쿠 근처 일대는 원래 좀 그런 동네라고... 읭 ?_?
일본 최고의 환락가인 가부키쵸가 신주쿠에 있고
인근에 큰 병원 및 소방서가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뀨뀨샤'는 우리 말로 '구급차'였던 것.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