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엄마 되기가 이렇게 어려웠구나.
엄마가 되어 가는 길이 꽃길이 아닐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돌길이 될 줄은 몰랐다.
23주에 자궁수축으로 3박 4일 입, 퇴원이 끝이 아니었다. 퇴원한 지 5일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결국 그날 밤 집으로 가지 못했다. 6시에 태동검사를 시작하고, 수축 빈도가 너무 잦아서 바로 자궁수축 억제제인 '라보파' 수액을 맞았다. 한 시간 정도 수액을 맞은 후에 다시 태동검사를 했는데도 수축이 잡히지 않아서 계속 투여량을 늘렸다. 결국 다음날 새벽 한 시를 넘어서 잡힌 후에 병실을 배정받고 병실에 도착을 했다.
또 저녁을 먹지 못하고 빵만 조금 겨우 먹었다. 자궁 수축보다도 불편한 분만실 옆 태동 검사실의 침대에 누워있는 게 더 힘들었다. 너무 길어진 검사에 기진맥진했다.
지난 3박 4일의 입원의 경험을 또 하고 싶지 않아서 마인드 컨트롤하며 차분한 음악만 들으면서 쉬었는데, 자궁 수축에는 어쩔 수 없이 무너졌다. 남편은 병원 잠자리가 불편하고 아무래도 산부인과 병실이어서 여자 환자들만 있기 때문에 집에 가서 편히 자라고 했다.
'이제 쉴 수 있겠구나.' 하고 침대에 누운 순간, 바로 옆에서 코 고는 소리가 온 병실을 감쌌다.
1박 2일 TV 프로그램에서나 있을 법한 심한 코골이 아저씨가 바로 내 커튼을 사이에 두고 우렁차게 울러 퍼지고 있었다. 에어 팟을 귀에 꽂고 잠을 청해보았으나, 코 고는 소리는 에어팟을 뚫고 내 귀에 꽂혔다. 그렇게 새벽 4시쯤 간호사가 혈압체크, 온도 체크, 아기 심장박동수 체크하러 올 때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최악의 컨디션이었다.
날이 밝아 아침을 먹고 난 후에 갑자기 얼굴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겨드랑이, 무릎 뒤, 목 등 살이 접히는 부위 온몸에 빨갛게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처음엔 혼자 누워만 있어서 몸이 간지럽기 시작하네라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 남편이 도착해서 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간호사에게 급히 알렸지만 원인을 알 수 없다며 얼음팩으로 진정을 시켜보라고 할 뿐이었다. 나는 음식 알레르기도 없고 병원 아침은 딱히 특별한 메뉴도 없었다. 인터넷으로 라보파 부작용으로 두드러기를 찾아보니, 후기를 쉽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의사에게 짐작 가는 건 라보파 부작용밖에 없다고 했으나 의사는 그럴 리 없다고 할 뿐이었다. 결국 내 의지로 라보파 투여를 중지했다. 그리고 알레르기 진정제도 맞았다. 그러고 나니 간지러운 증세는 계속되었으나 두드러기는 점점 가라앉았다.
몸이 간지러워서 하루 종일 쉬지도 못했다.
라보파 투여는 보통 2박 3일 정도를 맞는데, 난 중간에 끊게 되고 다시 태동검사를 하고 다음날 퇴원을 했다.
그리고 퇴원 후 다음날도 두드러기가 다시 심해졌지만 아이들에게 주사와 약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몰라 병원에서 알려준 찬물에 수건을 적셔보고 참아봤지만 이 세상 가려움이 아니었다. 결국 병원에 가서 다시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고서야 다시 가라앉았다.
아팠던 3박 4일 동안 '임신이 나에게 왜 이렇게 힘든 거지?'라는 생각으로 너무 지쳤다.
이전에도 미뤘던 만삭 사진 날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2번의 입원으로 아무래도 만삭 사진은 무리인 것 같아 결국 취소를 했다.
'길고 딱 붙는 원피스를 입고 내를 내밀고 찍는 만삭 사진을 아무나 찍을 수 있는 건 아니구나.'
'쌍둥이 엄마는 만삭 사진도 힘들구나?'
두드러기로 힘든 이틀이 지나가고 바로 다음날은 '임신성 당뇨 검사'일이다.
평소에 임신 준비한다면서 간도 거의 하지 않고 싱겁게 먹고, 밀가루 등도 거의 먹지 않았고 운동도 꾸준히 해와서 당뇨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다. 아무 걱정 없이 당뇨검사를 하고 회사에 출근하여 결과를 기다렸다.
결과는 정상 수치보다 140 미만으로 나와야 하는데 나는 149로 임신성 당뇨 재검사가 필요하였다.
'무엇하나 쉬운 게 없구나.'
임신성 당뇨 재검사는 포도당 섭취 후에 1시간마다 피검사를 4번을 해야 한다고 한다.
자궁수축도 빈번하게 오는데 임신성 당뇨 재검사 때문에 병원에 최소한 4시간을 있어야 하다니, 눈 앞이 깜깜했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임신성 당뇨 검사 시에 침대에 누워서 대기 시간을 보내는 병원도 있던데, 내가 다니는 병원은 그런 것 없이 진료 볼 때처럼 의자에 앉아서 꼼짝없이 대기해야 한다.
나중에 알았지만, 재검사가 필요할 때는 식단 조절을 일주일 정도 하고 다시 하던데, 난 병원에서 빨리 받는 게 좋다고 해서 바로 다음날에 다시 받았다.
하루 만에 달라진 게 없으니, 결과는 임신성 당뇨 확정이었다.
임신성 당뇨는 태아 기형, 거대아, 신생아 저혈당,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 등이 생길 확률이 증가한다고 한다. 아기가 태어난 이후에도 소아비만, 대사 증후군이 생길 확률이 정상 산모에 비해 2배 정도 높다고 하니 아이들에 대한 걱정이 또 하나 추가되었다.
산부인과에서 임신성 당뇨 확정을 받고, 종합병원의 내과를 다시 찾았다.
수치가 많이 높지는 않아서 인슐린은 맞지 않아도 되고, 한 달 동안 식단 관리로 혈당을 관리를 하기로 했다.
한 달 동안 혈당을 체크해보고 그다음은 어떻게 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그나마 식단으로만 하게 되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 이틀간의 임신성 당뇨 검사와 내과 진료로 무리를 해서인지 자궁 수축으로 세 번째 입원을 하게 되었다. 세 번째 라보파 투여였다.
2주 사이에 세 번째 입원이라니, 임신이 돌길이었구나. 그것도 자갈길이었다.
하아. 쌍둥이는 쉽게 오는 게 아니었어.
하지만 언제나 이겨냈듯이 그 자갈길에서도 돌 사이에 피는 풀꽃이 되겠다.
나는 엄마니깐. 그것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되는 길이 어찌 힘들지 않겠나.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닥쳐서 더 힘들게 느끼는 거겠지.
우리 두 아이 건강하게만 만나자 우리.
커버 사진 출처 : Photo by Michael Richardson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