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이를 안고 조리원에 도착했다. 원장님은 따뜻한 미소로 나를 반겨주었고, 오늘 처음 안았던 내 아이를 이내 조리원 신생아실로 데려갔다. 한 공간에서 많은 아이들이 나란히 누워 있는 걸 보니 평화로워 보이기도 하고 한꺼번에 이 많은 신생아들을 보니 걱정이 된다. 방금 태어난 이 아기들이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훨씬 더 조심해야겠다. 코로나로 모든 게 조심스럽다. '다들 우리 건강하게 있다가 나가자.'
친정엄마와 남편과 같이 조리원에 도착했지만, 남편 외에는 입실이 되지 않아 남편만 잠깐 조리원에 들어왔다. 남편은 내가 있을 방에 짐을 풀어 재빠르고 적절하게 배치를 해 주었다. 친정엄마를 모시고 집에 데려다 드리고 같이 점심을 먹은 후 저녁에 오기로 했다. 조리원에서의 첫 점심을 먹은 후에 몹시 피곤해서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방에 전화벨이 울려 눈을 떴다. 산후 가슴 마사지를 하러 수유실로 오라는 전화였다.
원장님이 직접 마사지를 해주시면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정 엄마보다도 더 연륜이 있으신 원장님의 손자들도 쌍둥이라서 더 반갑다고 했다. 조리원에서 처음 받는 가슴 마사지는 듣던 대로 눈물이 한가득 고였다. 평생 느껴본 적 없는 아픔이었다. 아, 또 이렇게 엄마가 되는구나. 다행히 마사지를 받고 나서 유축을 하니 초유가 조금씩 양이 늘기 시작했다. 초유가 아기들에게 그렇게 좋다는데 첫째 아기는 먹을 수가 없네. 를 생각하니 우리 첫째 아기가 너무 보고 싶었다.
저녁 6시가 되고 남편이 도착했다. 그리고 이내 모자동실 시간이라고 아기를 방으로 데려다주셨다.
드디어 내 아기와 시간을 보낼 수가 있다니. 출산 후 5일 만이었다. 처음 아기를 대하는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니, 신생아실 선생님이 이것저것 알려주신다. 아기 기저귀 가는 법과 젖병으로 분유 먹이기, 응가 치우기 등을 배웠다. '이 작은 아기를 내가 어떻게 하지? 만지기도 조심스러운데.' 하며 막막한 느낌이 들었지만 '엄마니깐 해야지!' 마음을 다잡는다. 첫날이라 아기는 방으로 오기 전, 신생아실 선생님이 분유를 먹이고 데려오셔서 방에 왔을 때는 잠이 들어 있었다. 선생님이 가시고, 침대에 고이 자고 있는 아기를 찬찬히 보는 우리 부부는 이제야 실감이 난다. 우리 아기가 뱃속에서 나와서 이렇게 숨을 쉬고 있구나. 이제야 감동의 눈물이 글썽글썽거린다.
침대에 누워서 자고 있는 아기를 만지기도 조심스러워 우리는 그냥 바라보며 사진과 동영상만 연신 찍었다.
'두 아기가 같이 누워있으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 이 순간이라도 감사히 즐기기로 했다.
평화로운 아기 모습이 우리를 더 뭉클하게 만든다. "건강하게 와줘서 정말 고마워. 고생했어."
날이 밝고 새벽 6시에 갓 목욕이 끝난 아기를 신생아실에서 데려왔다. 밤이라도 3시간마다 일어나 유축하느라, 잠을 잔 건지 안 잔 건지 비몽사몽 하다. 여전히 몸이 회복하려면 멀었는지 거북이처럼 느리게 걷게 된다.
아기가 너무 작아서 빠는 힘이 없는데 직접 수유도 힘들어서 밤새 젖병에 유축해놓은 초유를 먹였다. 눈을 감고 온 힘을 다해 젖병을 빠는 모습을 보니 경이롭다. 얼마 되지 않은 양으로 배를 채우고 트림을 시킨다. '너무 센가? 너무 약한가?' 트림 시키는 것도 우리 부부는 '이게 맞는 것 같다. 저게 맞는 것 같다'며 초보 둘이서 옥신각신 거리지만 이런 대화를 하면서도 행복감을 느낀다. 새로운 작은 생명을 앞에 두고 신기한 생명체를 바라보며 자세히 관찰한다. 눈은 어떻고, 코는 어떻고, 입은 어떻다. 누구를 닮았는지, 두상은 어떤지 하며 2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아기는 다시 신생아실로 돌아갔다.
둘째 아기가 왔다간 방은 고요해졌다. 그리고 첫째 아기가 궁금했다. 혹시나 오늘 병원에서 전화가 오려나?
그때 반가운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여보세요."
"산모님, 여기 산부인과인데, 오늘 첫째 아기 황달 수치가 조금 좋아져서 퇴원해도 될 것 같아요."
"정말요? 감사합니다. 바로 가면 될까요?"
"네 준비되는 대로 오세요."
들뜬 나는 첫째 아기를 만나러 갈 생각을 하니, 잠시 아팠던 것을 까맣게 잊었다. 조리원에는 병원 외출을 한다고 알리고 남편과 나는 병원으로 향했다. 첫째 아기는 여전히 얼굴색이 좋지 않지만, 점점 좋아질 거라는 의사의 말을 믿기로 했다. 2kg도 되지 않아서 아기는 얼굴에 살이 없어서 포동포동한 여느 아이들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쌔근쌔근 자고 있는 이 아이가 내 아기라니. 또 뭉클함이 들었다.
조리원에 도착 후, 저녁 6시가 되어 모자동실 시간이 되었다.
남편은 둘째 아기를 먼저 방으로 데려오고, 그다음 첫째 아기를 데려왔다. 비로소 우리 네 가족이 다 모였다. 그것도 조리원에서 처음으로.
두 아기침대에 나란히 누워있는 아기들을 보니, 내가 쌍둥이를 낳았구나가 실감이 들었다. 출산한 지 6일 만이었다. 아기들이 얼마나 작은지 젖병을 입에 넣으니 입안이 한가득 찬다. 둘을 수유하고 트림 시키고 나니 다시 잠이 든다. 비로소 엄마가 된 나는 눈에 자꾸 눈물이 고인다. 그동안 조산을 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며 마음 졸인 시간들, 건강하게 태어나기만을 바란 9개월의 시간들, 너희들을 못 만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며 마음 아팠던 난임 기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 긴 시간들을 견뎌냈더니 너희들이 우리에게 왔다. 힘들게 우리에게 온 너희들을 깊이 아끼며 사랑할게. 고맙다. 우리들에게 와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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