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의 구세주, 친정 엄마

by yololife


잠시 눈을 붙였다가, 둘이 동시에 분유를 달라고 응애~ 하고 가느다란 울음소리를 들으면 초보 부부는 마음이 다급해진다. 남편은 우는 아이를 달래는 동안, 나는 분유를 재빠르게 타기 위해 주방으로 간다. 어떤 때는 1초라도 빨리 주려다가 분유 젖꼭지 결합을 잘못해서 아기 입에 넣었을 때 줄줄 흘러서 안 그래도 배고픈 아이를 더 우렁차게 울게 만든다. 우리 부부는 분명 눈을 뜨고 있었을 테지만, 잠을 자지 못해서 판단력도 흐려진다.

아기들은 밤낮이 없이 2시간마다 깨지만, 우리 부부에겐 분명 밤낮이 있었기 때문에 새벽 시간이면 두 좀비가 집안을 돌아다닌다.

"나는 엄마다! 나는 아빠다! 우리에겐 우리만 바라보는 두 명의 귀한 아기들이 있다!"를 주문처럼 외워본다.


우는 아기에게 수유를 하고, 트림을 시키려 안고 등을 살짝 두드린다. 이게 센 건가? 약한 건가? 이렇게 저렇게 두드려보며 뭐가 맞는 건지 생각을 해본다. 한참 후에야 그 작은 체구에서 아저씨 용트림 소리가 나온다. 그럴 때마다 너무 귀여워서 더 꼭 안아본다. 시원하게 기저귀를 갈아주면 아기는 완전히 잠을 깨 초점 없이 허공을 바라본다.


"너, 무슨 생각하니?"

대답해줄 리 없는 아기에게 물어본다. 평생 혼잣말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데, "아기들은 다 알아들어요. 좋은 이야기, 엄마, 아빠 두 분 다 아기들과 대화 많이 해주세요."란 산후조리원 원장님 말에 아기와 대화를 시도한다. 우리 부부 모두 아직은 많이 어색하다.


다시 잠에 든 아기가 쌔근쌔근 자는 모습을 보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한번 찍고, 두 번 찍어도 똑같이 자는 모습인데, 찍는 동안 자면서 배냇 웃음을 지을까? 하며 연신 촬영 버튼을 눌러본다. 하루 대부분이 힘들어도 아기의 배냇 웃음 한 번이면, 힘든 마음이 사라진다. 작은 체구로 태어나 숨 쉬는 것도 아직은 힘들어 보이고, 입술도 많이 텄다. 아직도 빠는 힘이 없어서 30ml를 먹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힘들지만, 잘 겪어내고 있는 쌍둥이들에게서 우리도 잘 이겨내리라! 우리도 너희처럼 젖 먹던 힘을 내 본다.




엄마가 1시간 후면, 집에 도착한다는 전화벨이 울리고 나서야, 드디어 안도의 숨을 쉰다. 드디어 우리를 구해줄 구세주가 나타난다. 아이들을 돌본 지 4일째 되니 이제는 기저귀 가는 것도 익숙해지고, 분유 타는 것도 익숙해졌다. 하지만 우린 잠도 아예 못 자고, 잘 먹지도 못하고 체력이 바닥이다.


집에 도착한 엄마의 짐은 한 가득이다. 그동안 내 산후조리를 해준다며 집에서 얼마나 준비를 했는지 집 냉장고 통째로 우리 집에 온 느낌이었다. 그날 엄마는 시간이 없어서 대충 했다며 뚝딱 13첩 반찬을 해주셨다. 산지에서 공수해 온 미역과 함께.


미역국을 한 입 먹고, 반찬을 한 입 크게 입에 넣으니,


"아, 드디어 살 것 같다."


그리고 손주들이긴 하지만 이 힘든 여정을 함께 하게 된 것에 미안하기도 고맙기도 해요.

대학교 졸업 후 오랫만에 엄마랑 당분간 지내게 되었는데 늘 감사히 잘 할게요.

엄마와의 공동 육아가 시작되었다.






산후조리원 원장님은 쌍둥이 손자들을 두셨는데, 우리에게 아이 한 명을 케어하려면 어른 2명은 있어야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데, 쌍둥이는 어른 네 명이 있어야 행복하게 키운다고 했었다. 우리는 쌍둥이를 어른 2명, 그것도 1명은 몸도 성치 않은 어른이라 그렇게 힘들었나 보다. 어른 3명이 쌍둥이를 돌보는 것도 잠시, 출산휴가 며칠 후면 남편은 다시 회사에 복귀한다. 그건 또 그때 어떻게든 되겠지?



커버 사진 출처: Photo by Gabriel Tova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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