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쌍둥이 엄마들은 산후조리원에 3주 정도는 있는데, 2주 머무르는 거 괜찮겠어요?
원래 계획은 산후조리원을 2주 계약해놓고, 괜찮으면 한주 더 연장해서 3주를 머무르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라는 변수가 생겼고 집단생활을 해야 하는 산후조리원에서는 하루하루가 불안했다. 많은 산모들의 남편들도 걱정이지만 신생아실의 선생님들과 마사지실의 직원들도 매일 출, 퇴근을 하니 걱정이 되었다.
아직 몸이 회복되려면 2주 가지고는 안 되겠는데, 집에 가서 쌍둥이들을 어떻게 보지?라고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했다. 믿고 기댈 곳은 친정 엄마였다. 엄마는 집에 일이 있어 내가 조리원 퇴소 후 3일 뒤에 집으로 오시기로 했다. "엄마, 걱정하지 마. 3일 동안 쌍둥이 아빠도 같이 있는데, 죽기야 하겠어? 둘이 어떻게든 할 테니 볼일 다 보고 오세요."라고 호기롭게 이야기했다.
조리원 퇴소 후 집에 도착하니 많은 택배 상자가 쌓여있었다. 아기 태어나고 보면서 온라인 주문해야지 했던 것들이 조리원에 있는 동안 주문하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쌓였다. 틈틈이 쌍둥이 아빠가 택배들을 정리했지만, 조리원과 회사를 왔다 갔다 하느라 시간이 부족했다.
가장 큰 택배는 조산기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온라인에서 아기 침대를 구입했는데 배송이 늦어져 남편이 미쳐 침대를 조립할 여유가 없었다. 이걸 언제 다 조립하지? 잠깐 생각했지만, 이내 잊혔다.
그래도 집에 오랜만에 오니 따뜻한 햇살이 반겨주고, 이제 두 아기들과 집에 들어오니 기분이 좋았다.
"드디어 우리 네 가족이 여기서 사는 거야. 잘 부탁한다."
겉싸개에 쌓여있는 아기들은 눈도 뜨지 않고 곤히 자고 있었다. 그 아이들을 우리 부부 침대 위에 일단 올려놓았다. 남편이 아기 침대를 틈틈이 조립하기로 하고, 집에 건강하게 돌아온 느낌을 만끽했다.
그 느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첫 번째 관문은 젖병 분유 타기였다. 조리원에서 신생아 선생님들이 타주는 젖병만 아기 입에 물려봤지 어떻게 타야 할지 조금 아리송했다. 우리가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쯤, 한 아기가 먼저 깨서 울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들은 다른 아기가 같이 울어서 오자마자 집안 곳곳에 신생아 울음이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그렇게 우리의 우왕좌왕 육아는 시작되었다.
남편과 둘이서 보낸 3일은 극한 육아 체험이었다. 두 아기의 수유를 하고 트림을 시킨 후 기저귀를 가는 것만으로도 24시간이 꽉 찼다. 한 아이를 먹이고 재우면 다른 아기가 밥 달라고 울었다. 다시 그 아기를 먹이고 재우면 잠들었던 아기가 밥 달라고 깼다. 때로는 자다가 울면서 깨면 다른 아기가 깨고 그 아기를 다시 달래서 겨우 재우면 다른 아기가 또 운다. 배앓이를 하는 건지 아니면 어디가 불편한 건지 도대체 왜 우는지 초보 엄마 아빠는 진땀이 난다. 서서 안아서 달래다 보면 결국 하루 종일 서 있게 되는 것이다. 하루에 한 번 씻겨야 할 시간이 오면 없는 체력을 저 밑에서부터 끌어올린다. 이 작은 아이들을
어떻게 씻겨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씻기고 아기들이 자는 몇 분 동안 아기 침대 조립하며 못을 하나씩 끼운다. 아기 침대 조립을 금방 할 수 있을지 알았는데, 조립이 생각보다 복잡한 것도 있었지만 아기 육아 사이에도 밥도 먹어야 하고 잠도 자야 하는데 침대까지 조립하는 건 정말 우리에게 도전이었다. 조립을 다 하는데 이틀이나 걸렸다. 이틀 동안 우리 부부의 침대에 아이들을 눕혀놓고 우리는 침대 모서리에 몸을 꺾은 채 잠깐이라도 눈을 감았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정신력으로 3일을 버텼다. 남편과는 '전우애가 이런 것이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서로 의지하며 더욱 돈독해졌다.
가끔 생후 17일째 되는 날의 스케줄을 봐도 믿기지가 않는다.
첫째 아기 수유 시간
01:30 / 03:00 / 04:45 / 06:30 / 07:50 / 09:50 / 12:00 / 14:00 / 16:28 / 18:30 / 20:20 / 23:38
둘째 아기 수유 시간
00:50 / 02:25 / 05:05 / 08:00 / 10:50 / 12:50 / 16:00 / 18:00 / 21:17 / 23:11
우리가 저걸 다 해냈다고? 아기들이 배고파서 울 때도 있지만 그냥 자다가 울 때는 안아서 달래고 재웠을 텐데. 아기 빨래는 언제 했고, 밥은 언제 해서 언제 먹었을까? 잠을 거의 잔 기억이 없다. 잠깐 30분씩 눈을 붙였으려나? 나는 노산에 제왕절개라 그런지 한발 한발 떼는 게 힘들었다. 육아가 힘들다는 건 알았지만 쌍둥이 육아는 상상밖이었다.
그때의 우리 부부의 온전한 3일 육아는 지금까지의 육아 중에 가장 힘들었던 날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육아 초보 부부가 도대체 왜 우는지 감도 안 오는 아기들을 먹이고, 재우고 씻기며 기진맥진한 날들이었다. 아기들이 곤히 잘 때는 "정말 우리에게 아기가 둘이나 생긴 게 맞는 건가?" 라며 믿기지가 않았다. 꿈을 꾸는 듯한 정신없는 3일이 길고도 짧게 지나갔다.
커버 사진 출처: Photo by Harry Grout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