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우리의 첫 정식 가족사진이 탄생했다.

쌍둥이들의 50일 기념사진

by yololife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사진처럼 쌍둥이들을 똑같이 옷을 입혀놓고 사진 찍는 게 로망이었다. 산부인과 병원 연계와 조리원 연계의 두 군데 사진관에서 연락이 왔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병원과 조리원에서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때 찍은 사진은 50일 사진을 찍으러 오면 그때 같이 주겠다고 했다. 두 군데의 사진관에 모두 예약 날짜를 정해놓았었다. 하지만 50일이 되기까지, 아기들은 힘겹게 커가고 있었다. 남자 아기인 1호는 3.7kg, 여자 아기인 2호는 4kg가 겨우 되었다. 단태아라면 출생 시의 몸무게가 우리 쌍둥이들은 이제야 달성을 하고 있었다. 아직은 목 가누는 것도 엎드리는 것도 힘들어한다. 1호는 얼굴에 살이 이제야 좀 올라오고 있었다. 한참 부르텄던 입술도 조금은 가라앉고 있었다. 이 작은 아이들을 데리고 사진관에 간다는 게 내키지 않았다. 사진관까지 차를 타고 가는 것도 그렇고 아직 수유 텀이 짧은 아이들 둘을 케어하는 게 가능할까? 촬영한다고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였다. 괜히 예쁜 사진 남겨주고 싶다는 내 욕심 때문에 아이들이 아프게 되지 않을까? 란 우려가 들었다.


인스타그램에 해쉬태그로 #50일을 검색해보니 엄마가 찍어주는 아주 멋진 50일 사진들이 가득했다. 왠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과감히 우리는 사진관에서의 사진은 포기하기로 했다. 사진관 사진보다는 덜 하겠지만 안전과 너희들이 힘들 것을 생각하면 조금 퀄리티가 낮더라도 집에서 우리의 추억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아기들은 금방 큰다는 생각에 배냇저고리도 사지 않고 병원과 조리원에서 주는 것들과 선물 받은 것들로 입혀왔다. 50일이니까 내 돈으로 처음 아이들의 옷을 인터넷 쇼핑으로 심사숙고해서 골랐다. 노랑과 주황색의 운동복 느낌으로 주문을 했다. 머리숱이 없는 아기들의 멋스러움을 위해 머리띠와 모자도 함께 주문을 했다. 처음 산 아기들의 옷이 도착할 때까지 오랜만에 설레었다. 너희 둘이 함께 찍는 사진을 머릿속에 상상하며 즐거웠다.


남편과 나는 청색 계열로 옷을 입었다. 남편은 청바지에, 나는 청으로 된 원피스를 입었다.

바닥에 기저귀들을 깔아 하트 모양을 만들었다. 곤히 자고 있는 너희들을 침대에서 데려와 고이 가운데 눕혀놓았다. 자고 있는 너희들의 의사는 상관없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아직 인형보다 작은 너희들이 자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셔터를 누르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뷰파인더 안에 들어온 너희의 자는 모습을 보니 시계가 멈춘 듯했다. 행복이란 게 이런 건가? 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몸은 힘들고, 잠도 못 자고 젖몸살로 끙끙 앓고 있는데도 그 순간만은 힘들었던 것은 까맣게 잊었다. 세상모르고 자는 너희들을 뷰파인더를 통해 보니 두 생명을 키우는 이 시간이 의미 있는 시간이구나.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50일의 시간이 지나고 있구나. 두번은 경험하지 못할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우리 부부에게 셋째는 없기로 했다.)


'매번 반복인 것 같은 하루가 모이고 모여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자랐구나.'

새삼스럽게 특별한 기억 없이 두 달이 다 되어 가는 시간이 지나가는데, 언제 아이들이 이렇게 자랐지?

엄마와 아빠는 양쪽에 누워 온갖 포즈를 잡아본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두 아기들이 저희의 아기들이에요.'

온 세상에 자랑하고 싶다. 가장 예쁜 사진이 나올 거라는 상상을 하며 카메라 리모컨을 눌러댄다. 그렇게 우리의 첫 정식 가족사진이 탄생했다.


집에서 사진을 찍기로 한 선택은 잘한 것 같다. 사진관의 작가보다는 실력이 한참 모자라지만, 우리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담아 찍은 그 날의 추억과 그 감정들은 평생 남을 것 같다. 조금 더 내가 부모가 된 그 느낌.

세상에 부모로서의 50일이 지낸 우리 부부는 아기들과 함께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다.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해 정확히 어떤 건지 아직도 잘 알지는 못하겠지만, 아이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내가 변하고 있다. 아이들이 주는 행복이란 것을 알아가고 있다. '엄마가 더 사랑해줄게~'





커버 사진 출처 : Photo by Lena Samchenkova on Unsplash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기 1호의 인생 33일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