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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lolife Jan 09. 2021

엄마로서의 첫 자신감


100일 무렵 아이들은 누워서 끙끙거린다. 육아 초보인 나는 처음에는 어디가 불편한가?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건 바로 뒤집기 연습을 하는 것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가 지나면서 나는 느끼지 못했던 시간 동안, 아이들은 아무도 알려주지도 않은 뒤집기를 해보려고 끙끙대고 있었던 것을 안 순간 아이들이 감동스러웠다.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어떻게 차근차근 해야 할 일을 해내고 있는 걸까?


너희는 밥만 먹고 잠만 자는지 알았는데 세상에 적응하려고 발에 땀이 나도록 안간힘을 쓰는데 '나도 우리 두 아이들처럼 부지런히 내 인생을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삼스럽게 조금 부족한 엄마를 되돌아봤다. 매일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픈데 둘을 키우다 보니 정신은 붙잡고 다니는지 늘 우왕좌왕 중인 엄마라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내 인생에 충실하게 산다고 생각했었는데, 발에 땀이 날 정도로 노력하고 있었을까?


지금보다 너희들을 더 많이 안아줄 수 있을 텐데,

지금보다 너희들을 향해 더 자주 웃어줄 수 있을 텐데,

지금보다 너희들을 자세히 관찰해서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텐데.


오늘도 엄마는 너희들을 통해 엄마로서 조금 더 발전하게 된 것 같다.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한다.




아기 1호는 여전히 하루 종일 밥만 먹기만 하면 뒤집으려고 온 힘을 쓰며 몰두를 했다. 땀을 흘리면서도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가 눈에 가득했다. 기특하면서도 안쓰러웠다.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도움이 되는 스마트 폰 앱을 찾다가 'BabySparks'라는 앱을 알게 되었다. 해당 앱에서 알려주는 동작을 며칠 시도했는데

인생 115일 차가 되는 날 아이들이 뒤집기에 몰두하는 동안, 잠시 친정 엄마와 이른 저녁을 먹고 있는 도중 베개가 뒤집기에 방해되는 것 같아 치워 준 후 뒤를 돌아서는 순간 아기 1호가 뒤집기에 성공을 했다. 나도 모르게 크게 고음을 질렀다. 6kg 밖에 되지 않은 몸무게로 온 힘을 바쳐 결국 뒤집었구나. 너의 노력에 엄마는 뭉클함이 밀려온다. '자식으로 인한 부모의 벅찬 심정이 이런 거구나'를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그 역사적인 순간을 카메라에 담을 수는 없었다는 게 아쉬웠다.


아기 2호는 아기 1호에 비해 뒤집기 연습을 별로 하지는 않았다. 가끔 하는 정도였는데, 인생 124일 차에 마치 예전에 해본 적이 있다는 듯 순식간에 뒤집기에 성공을 했다. 너무 빨리 해서 '원래 뒤집기를 할 줄 아는 아이였나?'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생애 첫 뒤집기에 친정 엄마와 나는 잘했다며 흥분해서 박수를 크게 쳤는데, 그게 너무 커서 놀랬는지 아기는 뒤집기를 한 후에 대성통곡을 했다. 어른들은 웃느라 정신없고 아기 2호는 대성통곡한 그 날 오후 5시 50분이 영원히 내 마음속에 박제가 되었다.


두 아이들의 뒤집기 성공은 엄마로서의 나의 삶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첫 번째 사건이었다. 우리 아이들은 한 달 빨리 태어나 체구가 작기 때문에 남들보다 느릴 수 있음에 조급함을 갖지 않기로 마음을 비웠다. 아이들은 속도와 상관없이, 적당한 때가 되면 다 하게 된다고 하니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다.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기특하게도 아이들은 걱정할 새도 없이 해냈다. 아이들의 뒤집기 성공은 내가 엄마로서 잘못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증명해 준 것 같다. 아프지 않은 것만으로도 매일이 감사한데, 이렇게 잘 발달하고 있어서 엄마로서 행복하다. 존재만으로도 사랑스러운데, 이런 기쁨까지 주니 그 동안의 힘든 일들이 다 그만한 가치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잘해보자. 엄마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BabySparks 앱
해당 앱에서는 오늘 하루에 엄마가 놀아주는 방법이나 발달을 위해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지에 대한 동영상 클립들이 짧게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글도 영어로 되어 있고 영상도 영어로 설명하지만 동작만 보면 대충 알 수 있다. 나는 무료로 공유되는 영상 몇 개를 둘러보다가 괜찮아서 유료로 한 달 정도 구독 결제를 했다. 나중에는 매일 보지 않게 돼서 결국 해지했지만, 내가 부지런한 엄마였다면 좀 더 구독했을 것 같다.




커버 사진 출처 : Photo by sydney Ra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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