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lolife Jan 20. 2021

아빠 배송이 도착했습니다.

앱 홍보는 아니지만, 편리해서 자주 애용하고 있어요.

우리 부부는 합리적인 소비인가를 늘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항상 채우는 것보다 비우려고 노력한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기에는 멀었지만 지향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 아이들이 동시에 둘이 생겼을 때도 우리는 흔들리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았다. 아이들이 태어나면 귀엽고 깜찍한 옷도 입히고 싶고, 육아템으로 불리는 것들도 인터넷을 찾다 보면 끝이 없었다. 이것저것 가지고 싶은 마음에 다 욕심이 났다. 하지만 들뜬 마음을 이내 가라앉혔다. 아이들은 금방 큰다는 생각으로 우리 부부는 어렸을 때 아껴서 아이들이 좀 더 크면 하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지원해 줄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기로 했다. 그리고 집에 육아용품으로 가득 차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이 장난감이 가득한 곳에서 산만한 것보다 조금은 빈 공간에서 몇 가지 장난감이나 책에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컸다. 


출산 전부터 지역 기반의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을 종종 이용하고 있었는데, 육아를 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육아 초보맘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중고거래 앱에서 리스트를 보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아이템을 쓰는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육아템일수록 중고거래가 더욱 활발했다. 대부분 신제품의 절반이나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이 우리를 유혹했다. 처음에는 우리 아이들이 쓰는 건데 상태가 괜찮을까? 가 걱정이었는데 심사숙고해서 사진을 잘 보고 거래한 우리는 좀처럼 실패를 하지 않았다. 이전 아기가 손도 안대어서 새 거 같은 중고인 것도 많았다. 우리 아이들이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를 몰라서 살까 말까 애매한 아이템도 가격 부담 없이 거래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 아이들이 잘 안 쓰면 쉽게 다시 팔면 되기 때문이다. 


중고거래를 하면 장점이 많다.





어느 택배회사보다 빠른 아빠 배송

중고거래 앱에서 육아 아이템의 경우에는 거래 시작은 엄마들이 많이 하지만, 결국 거래하러 나오는 사람들은 아빠들이 많았다. 아빠가 퇴근하는 길에 거래를 하기도 하고, 평일이면 아이들을 재우고 난 뒤나 주말에 거래가 주로 이루어져서 그런지 주로 아빠들이 거래를 하러 나왔다. 


우리 집도 남편이 주로 배송을 담당했다. 무거운 육아 아이템인 경우도 많아서 남편이 거래를 몇 번 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남편이 거래를 주로 하고 있다. 지역기반 중고거래 앱을 이용하면서 가장 좋은 것은 국내 어떤 배송보다 배송이 빠른 '아빠 배송'이라는 점이다. 같은 동네에서 물건을 거래하기 때문에,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연락을 해서 시간만 맞으면 바로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실제 거래 시작과 종료가 1시간도 안 걸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아이들 목욕을 시키다가 점점 아이들이 커져가면서 기존의 아기 욕조가 너무 작은 것 같아서 다른 아기 욕조로 바꾸고 싶어 중고 거래를 한다던가, 아이들이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서 위험한 것을 막기 위해 베이비룸을 설치하고 싶은데 당일에 받을 수 있는 택배는 없지만 중고거래 앱에서는 바로 거래해서 받아와 설치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쌍둥이 육아에서 아주 잠시라도 독박 육아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동시에 잠이 와서 칭얼거린다거나 배가 고파 동시에 수유 또는 이유식을 줘야 할 때가 많다. 한 명이 기분이 좋지 않아 울기 시작하면 다른 아이가 따라 울기 때문에 동시에 안아주지 않는 이상 달래기가 정말 힘들다. 동시에 달래다 보면 우리는 그 짧은 시간에도 녹초가 되기 일쑤다. 그래서 우리는 가능한 체력을 위해 독박 육아를 피하려고 하는데 중고거래 때문에 오랜 시간을 집을 비워야 한다면 중고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집 근처기 때문에 길어야 1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미니멀 라이프 & 육아 소비금 차단

아마도 아이들의 장난감과 물건들로 작은 집에 발 들일 틈이 없을 텐데, 어떤 물건을 들일 때면 반드시 쓰던 물건들은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우리 집은 아직은 빈틈 있는 집으로 유지가 되고 있다. 우리는 중고거래를 하는 전용 통장이 있는데 그 금액은 따로 채우지 않아도 물건을 들이면서 나갔던 돈이, 다시 물건이 나가면서 들어왔던 돈이 비슷하게 다시 들어온다. 육아를 시작하고 초기를 제외하고 더 이상 입금할 필요가 없다. 어느 순간 그 통장에 입금을 해야 한다면, 우리는 너무 많은 물건을 샀다는 경고일 것이다.





플라스틱 소비를 조금은 줄일 수 있다.

아이들 장난감이나 유아용품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환경에 유해한 플라스틱으로 된 새 제품은 가능한 사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 가족이 사지 않고 중고로 사서 다시 되팔거나 쓰지 않는 물건을 나눔 한다면, 한 가족이 소비하는 플라스틱을 줄이니 우리 아이들이 크는 세상에 아주 작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남편은 쇼핑몰은 거의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우리가 사려는 아기 장난감이나 책들을 살펴보려 중고거래 앱은 매일 출석을 한다. 어느 날은 '당근 홀릭'이라는 뱃지를 받았다며 자신도 그렇게 자주 앱을 들어가는지 몰랐다면서 머쓱해했다. 






요즘은 코로나라서 비대면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져서 대부분 문고리 거래라서 만나지 않고 중고거래를 할 수가 있어서 좋다. 우리의 육아를 책임지고 있는 중고거래가 장점이 많아서 매력에 푹 빠져있다. 





커버 사진 출처 : Photo by Yu Hosoi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마스크가 없는 세상을 꿈꾸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