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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lolife Jan 21. 2021

소싸움하는 쌍둥이들

아이들이 뒤집기 성공한 것도 엊그제 같은데 요즘은 엉덩이를 하늘 높이 들고 땅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시간이 많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궁금하다.

몸은 어찌나 유연한 지 신기하고 팔과 다리 길이가 짧고 비슷한 게 너무 귀엽다. 쌍둥이들의 신체발달이 비슷해서 인지 둘이 서로 마주 보며 머리를 땅에 박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머리와 머리가 닿으면 아무 이유 없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힘겨루기를 한다.


첫째와 둘째가 1분 사이에 태어나서 그런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막상막하다. 아직 머리의 대천문이 닫히지 않았을 텐데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은 매분 매초 불안하다. 이내 서로를 강제로 떼어놓는다. 둘은 서로의 존재를 아는 걸까? 태어나자마자 둘이었던 그들은, 서로를 어떤 존재로 생각할까? 항상 엄마의 사랑을 반쪽씩밖에 못줘서 늘 미안한데, 나의 것을 뺐는 존재로 생각하는 건 아닐지 마음이 쓰인다.


커가면서 소근육이 발달이 되면서 장난감을 손에 들고 서로의 몸에 두드린다. 무슨 소리가 나는지 궁금해서 그런 거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가끔은 일부러  머리 등을 때리는 게 아닐까? 하는 마음에 엄마는 또 미안해진다.


매일 서로 머리를 맞대어 소싸움 하는 너희들이 서로를 시기하지 않기를, 아직 양보를 모르는 너희들이 서로 힘들 때 머리를 맞대며 시련을 이겨내고 둘도 없이 위하기를 바란다. 세상에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되길 바란다.




커버 사진 출처: https://unsplash.com/photos/UOwvwZ9Dy6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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