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들은 눈을 뜨자마자 뺏고 뺏기는 하루를 시작한다. 잠에서 깨어나 서로 만나면 상대방이 물고 있던 쪽쪽이를 탐낸다.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서로 바꿔 쪽쪽이를 물고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다. '나중에 커서 쪽쪽이 바꿔 문 거 알면 둘 다 기겁할 텐데..' 아무것도 모르는 지금은 어찌나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른다.
아침 식사로 분유를 다 먹고 나면, 또 상대방의 분유병이 탐이 난다. 먼저 먹은 아기는 자기가 먹은 분유병은 저 멀리 던지고, 상대방의 분유병을 향하여 돌진한다. 상대방이 먹고 있던 분유병을 뺏으려 한다. 나는 간신히 둘을 떼어 놓는다. 아기들이 뺏으러 갈 땐 힘이 무척 강하다.
아침 분유 후부터는 장난감 쟁탈전이 시작된다. 이상하게 관심 없던 장난감이 누군가 하나 잡으면 다른 아이는 갑자기 그게 재밌어 보이나 보다. 그 장난감이 그렇게 간절한 눈빛을 보이며 다른 아기에게 재빠르게 엉금엉금 기어간다.
둘을 떼어놓고. 또 떼어놓아도 늘 붙어서 서로가 가진 것들을 탐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다 서로 머리를 맞대며 으르렁거리기도 하고 가지고 있던 장난감으로 상대방을 때리기도 한다. 한 장난감을 가지고 뺏고 다시 뺏기고 뺏고 다시 뺏기기를 반복한다.
한시라도 눈을 떼면 서로 싸운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잠시도 눈을 뗄 여유가 없다. 또, 한 아기 기저귀를 갈면 다른 아기는 늘 다가와 갈고 있는 기저귀를 잡고 싶어 하고, 갈아입을 옷도 탐색하고, 상대방의 몸이 신기한지 배꼽이 보이면 배꼽을 만지려고 한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탐이 나는구나?
요즘엔 한 아기가 보행기를 타고 있으면 다른 아기가 보행기를 밀어준다. 그러면서 서로 웃기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 떡뻥을 먹을 땐 손에 들고 있는 자신의 떡뻥을 먹고 있다가도 상대방의 떡뻥을 뺏으려고 하고 한 아기에게 물을 먼저 먹이면 자신도 달라고 와서 칭얼거린다.
그러다가 어른들이 먹을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 커튼 놀이를 유도하면 두 명의 천사 쌍둥이로 변한다. 서로 싸우는 것 없이 커튼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웃으며, 서로 마주 보며 깔깔깔 거리며 웃기까지 한다. "방금까지 싸우던 너희 맞니?" 쌍둥이를 키우며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두 아이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것. 한 아이만 있었더라면 절대 볼 수 없었을 텐데. 둘은 키우기 힘들지만 둘이 함께 웃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 낳기 전엔 상상도 못 했다. "이 평화가 길면 참 좋을 텐데." 아주 잠깐이지만 그런 평화에 만족한다.
모든 걸 똑같이 해주어도 늘 상대방 것이 탐나는 우리 쌍둥이의 하루. 매일이 전쟁 같지만 그 전쟁 속에서도 웃음꽃이 떠나질 않는다. 둘은 모르겠지? 자신들이 얼마나 귀여운지. 뺏고 뺏는 너희들의 심정은 속상하겠지만 그런 두 아이들 때문에 요즘 많이 웃기도 한다.
커버 사진 출처 : Photo by Stefano Ferretti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