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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도녀쪼미 Oct 23. 2020

Seattle(시애틀)

Episode 4. 스타벅스 리저브

항상 카라멜 마끼아또와 같이 달달한 커피만 마시던 커알못인 나는 사람들이 쓰디쓴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를 대체 무슨 맛으로 마시는지 이해가 안갔다. 한번씩 아메리카노를 시킬때면 얼마나 많은 양의 설탕을 넣었는지 내 몸한테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커피숍에서 파는 커피보다 믹스커피를 즐겨 마시고 했던 나였는데 한살한살 나이가 들 수록 쓴 커피도 좋아하게 되었다. 누군가 그런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인생의 쓴맛을 경험하면 경험할 수록 커피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나는 인생의 쓴맛과 같은 쓴 커피를 어느 날부터 즐기고 있었다. 아직도 어떤 원두가 무슨 향이나고 어떤 맛이 나는지 원산지가 어디지 등 자세한건 모르지만 아메리카노를 즐길 정도는 되었다. 아침에 집에서 나오면 항상 모바일로 커피를 주문해두고 테이크 아웃을 한다. 나의 생활 반경에 있는 스타벅스는 다가봤던거 같다. 수 많은 스타벅스를 갔지만 아직도 내가 모르는 스타벅스가 수 없이 많이 있었다. 그 중 제일 궁금했던 곳은 바로 스타벅스 리저브였다. 평소 스타벅스 리저브라는 곳이 있다는거 자체를 몰랐는데 시애틀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알게됐다.


“스타벅스 1호점보다 스타벅스 리저브를 더 가고싶어”


시애틀에는 우버, 라임 자전거가 유명하다. 어플로 쉽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고 자전거 전용도로와 신호등이 있어 편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시애틀에서 만난 동행인과 나는 우버 자전거를 이용해 스타벅스 리저브를 가기로했다. 같이가기로 한 동행인이 우버 어플이 있으면 쉽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고 해서 이미 깔려있는 어플을 이용했다. 자전거가 있는 위치를 찾아 잠금 장치를 풀고나니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이용한 시간과 미터를 어플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택시 보다 싼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갈 수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였지만 전동 자전거로 되어있는 우버 자전거 덕분에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 쉽게 오르막길을 오를 수 있었다. 스타벅스 리저브에 도착하니 조금씩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도 피할겸 스타벅스 리저브에 급히 들어갔었는데 다음날에서야 스타벅스 리저브 바로 앞에 무지개 횡단보도가 있었다는걸 알았다. 무지개 횡단보도를 찾겠다고 캐피톨힐을 열심히 돌아다녔었는데 말이다. 스타벅스 리저브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거 뿐만 아니라 실제로 커피 로스팅하는 것과 다양한 커피 추출 방식도 볼 수 있으며  베이커리, 바, 굿즈 상품을 살 수도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스타벅스와 달리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니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였다. 어떤 칵테일이 있는지 궁금해 스타벅스 리저브에있는 바로 갔는데 앉자마자 아이디를 달라고 하는게 아닌가. 한국에서 술집을 가면 얼굴이 아이디여서 따로 아이디가 필요없는데 아이디를 달라고 하니 기분이 좋았다. 물론 나도 알고는 있다.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젊어보여 30살이 넘은 나이지만 서양사람들 눈에는 10살이나 어리게 보인다는 것을. 나이가 드니 어리게 보인다는 말과 이쁘다는 말이 왜그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이런 저런 이유로 동양인인 나는 미국 여행을 하다보면 비행기를 탈때 외에도 여권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보통 바나 레스토랑에서 주류를 마시는 경우이긴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여권이 필요한지 몰라 나는 항상 여권을 가지고다닌다. 스타벅스에서 여권이 필요할꺼라 생각은 못했지만 늘 가지고 다니다 보니 쉽게 바를 이용할 수 있었다. 커피와 술이 잘어울릴지 몰랐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어울려서 좋았다.


그날 저녁, 스타벅스 리저브에서 살까 말까 고민했던 컵이 계속 생각이 났다. 안사고 그냥가면 두고두고 생각날꺼 같아 캐피톨힐을 갔다가 다음날 다시 스타벅스 리저브를 찾아갔다. 고민했던 컵도 사고 커피도 마실까싶어 갔는데 커알못인 나는 뭘 어떤걸 주문해야될지 몰라 고민하다가 신기한 추출방법이 있어서 마시려고 바에 앉았는데 그것이 바로 사이폰커피였다. 여러 종류의 원두를 직접 고를 수 있었는데 도통 뭔지 몰라 직원 추천을 받아 주문을 했는데 어마무시한 양의 커피가 나오는게 아닌가. 원두 3가지를 고르라고 할때 알아봤어야 되는데 내가 앉기 바로 전에 있던 사람들이 마신 커피 잔이 너무 작아 나도 당연 같은 잔에 줄꺼라고 생각했는데 주전자로 나오는게 아닌가. 직원 실수로 원두를 잘못 갈아 하나더 만들어 주시는 바람에 어마무시한 양의 커피를 마신다고 힘이 들었다. 비록 양이 너무 많아 거의 다 마시지 못하고 내가 좋아하는 커피하나만 투고해서 왔어야 되었지만 색다른 추출방법을 볼 수 있고 여러 종류의 원두의 맛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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