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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도녀쪼미 Oct 24. 2020

Seattle(시애틀)

Episode 5. 치훌리 가든 & 유리

보통 사람들은 태어나 자라면서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다니면서 자신의 삶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공부를 잘해 좋은 학교를 가고 좋은 성적으로 졸업해 좋은 직장에 들어가려고 하는 이유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하는 것인데 어느 순간 사람들은 그 이유를 잊고 살았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 나의 부모님 세대를 사셨던 분들은 가족이 우선으로 자신의 삶을 희생했을 것이다. 우리 부모님들처럼.


시대가 변해 자신의 삶을 더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어느새 워라밸(Work-life Balance) 시대가 되었다. 직장인의 삶과 개인의 삶의 균형을 잘 이룰 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나때는 말이야”


부모님 세대,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꼰대들이 고위간부로 많이 있어 워라밸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다. 워라밸을 못 누리는 게 부모님 세대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 시대가 변했고 워라밸 시대를 제대로 누릴 수 있게 다들 노력하고 있다. 비록 이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내가 뉴욕 생활한지도 7년이 다되어 간다. 자유로운 영혼들이 많은 미국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미국에 생활하면서도 워라밸을 제대로 실현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나 역시도 그랬다. 하루하루 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워라밸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SNS를 통해 본 한 문장으로 나의 워라밸이 조금씩 실현되기 시작했다.


“You Only Live Once”


욜로족, 욜로족이라고 하는데 무슨 이런 이상한 말이 있나싶어 찾아봤더니 너무 멋있는 말이었다.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다. 맞는 말이 아닌가. 미친 듯 공부하고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을 병원비로 다쓰면 얼마나 억울할까 싶었다. 단 한번 사는 인생인데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나쯤은 하고 싶었다. 10개도 100개도 아닌 딱 한 가지 말이다. 그게 여행이었고 1년에 한 번씩 미국의 주를 놀러 가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어 계속 미루고 미뤘는데 생각해보니 그건 단순한 변명일 뿐이었다. 난 길게 시간이 날 때도 짧게 시간이 날 때도 있고 돈이 조금 있을 때도 돈이 많을 때도 있었던 거다. 상황에 맞게 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였는데 말이다.


시애틀은 시간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 좋은 여행지인 거 같다. 짧은 동선으로 하루에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중 시애틀 센터는 하루 일정으로 시애틀의 랜드마크 인 스페이스 니들과 근처 치훌리 가든 & 유리, EMP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고 덕투어도 할 수 있었다. 나는 그중 제일가고 싶었던 치훌리 가든 & 유리를 구경하기 위해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모노레일은 시애틀 시내와 시애틀 센터를 이어주는 교통수단으로 표는 모노레일에 탑승해서 구매할 수 있다. 나는 제일 앞자리 운전사 바로 옆에 앉아 가기로 했다. 짧은 거리지만 놀이기구를 못 타는 나는 빠른 속도로 이동해 조금 무서웠다.    



처음 시애틀 여행을 계획할 때 무심결에 본 사진 한 장으로 너무 가고 싶은 곳이 있었다. 바로 치훌리 가든 & 유리였다. 만약 시간이 없거나 여행경비가 모자라더라도 치훌리 가든 & 유리는 꼭 구경하고 싶었다. 어릴 때 티비로 유리를 만드는 과정을 본 적이 있었다. 너무 신기하고 이뻤는데 그런 유리 공예를 전시하는 곳이라고 하니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무인기계로 입장권을 구매하고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오전 시간에 간 거라 사람들도 별로 없어 한 작품 한 작품 천천히 구경할 수 있었다. 살짝 어두운 전시관을 통과할 때마다 나오는 유리 공예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직접 눈으로 보지 않으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매력적인 전시관이었다. 천천히 돌아보니 야외로 나갈 수 있었다. 잠시 우중충했던 날씨는 어느새 맑은 하늘로 변해있었다. 맑은 하늘과 스페이스 니들 그리고 유리 공예, 모든 것이 완벽했다. 여행객에게는 살짝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 있지만, 안보고 그냥 돌아왔으면 후회로 남을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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