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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티바람 Mar 12. 2024

쉬는 것의 어려움

9일 차


회사를 쉰 지 벌써 9일이나 지났다.

출근길 지하철에 구겨졌던 시간들은

고스란히 이불속에 처박혀있다.


두 달간 푹 쉬다가 와!

라고 어깨를 두드렸던 회사동료들의

기대에 부흥하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하고 싶은 것과 해야 될 것들을

정리하고 소거하다 보면

할 수 있을까 와 해야 할까 라는

의문이 가로막는다.


잘 쉰다라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머리로는 알겠으나 몸이 적응을 못한다.

고독하거나 외롭다는 감정이 아닌

말로 표현하기 참 어려운 경계선 사이의

붕 뜬 시간들이다.


해가 떠있는 시간만큼

생각만 많아지니 두통이 잦아지고

약을 먹고 잠들어도 영 개운치 못한

아침이다.


그래도 나름 필요한 서류 작업도

어느 정도 끝냈고 1주 1독도 잘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정도로 위안을 얻는다.


아무 연락이 없다면 정말 붕~하고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면 처음부터 그랬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아무쪼록 불안을 감추고 살기 힘든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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