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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티바람 Mar 29. 2024

농사는 어려워

23일 차

오늘도 카페 오픈을 하고

판매보다 나 홀로 시식을 더 많이 한 뒤

졸려질 무렵 허브를 옮겨 심었다.


생존력과 번식력이 좋은 허브는

옮겨심기가 아주 편한 식물이다.


점심 먹고 또다시 내가 먹을 음료를

제조하고 마시고 반복하다가

감자심기에 돌입한다.


감자를 심기 위해 감자를 심어야 된다라는 점.

로맨틱하다.

사랑을 하려면 사랑을 줘야 된다는 것 같이

뭔가 감자는 사랑 같고 사랑은 감자 같다.


비닐을 씌워주고 구멍을 낸 뒤

하나 둘 푹! 쏙

하나 둘 푹! 쏙

감자 심는 삽으로 비닐을 푹푹 쑤셔서

감자를 밀어 넣는다.


흙 안에서 자장자장 하다가

그 안이 지겨울 때쯤 싹을 틔우겠지.


한 시간 남 짓 농사일을 했는데

의외로 손이 많이 가고 노력 대비 결과물이

바로 나오지 않아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생각했다.


귀농과 귀촌.

절대 말처럼 쉽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나처럼 서울 토박이들은 농부의 삶을

체험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쉬운 건 자식농사가 아닐까 하는

섣부른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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