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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티바람 Apr 01. 2024

시골은 심심해

24일 차


어느덧 일주일이 지나간다.


아침에는 카페로 출근해서 하루에

열명정도 오가는 조그만 공간을 청소한다.

가끔 사람도 잘 안 오는 이 카페를 굳이

또 청소해야 하나 싶지만 그냥 한다.

누군가에겐 처음일 수 있으니까.


주말에는 온탕 하나, 냉탕 하나,

여기도 역시 사람 한 명 없는

조용한 시골 목욕탕도 다녀왔다.

사진으로만 보던 등을 밀어주는

오래된 기계를 보고 멍 하니 서 있다가

동네 할아버지들의 단체 입장에

후다닥 옷을 입고 나간다.



서울촌놈에게 촌의 시간은 한없이

더디게, 아무 탈 없이 흘러간다.


이따금씩 전화 오는 당신의 목소리가

한없이 반갑다.


깜깜한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오면

아직 버리지 못하고 쌓아놨던

가슴속 분노들이 조금씩 사라진다.


왜라는 질문이

그렇다면으로 바뀌는 순간이 온다.


오고 가는 길에 벚꽃나무가

당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피지 않고 한껏 웅크리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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