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도착해서 느낀 이미지는
역시나 휴양지라서 여유롭지만
생각보다 행동반경은 작고
물가는 많이 싸지 않다는 점
전 날의 피로와 숙취로 지친 우리는
시뻘건 대낮에 번갈아서 서로의 보초가 되어
잠이 들었고 중간중간 시장에서 사 온
망고를 먹기도 하였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시간이
눈 몇 번 감았다 뜨니 마지막 날 밤이었고
부리나케 더 마주 손을 잡고자 걸어본다.
나의 조바심은 오늘의 여행지에서
내년의 여행지를 고민하다가
불현듯 나 혼자 결정한다.
다음엔 더 괜찮을 거야.
먼 타국에서도 무언가에 쫓기는 듯 한
이 알 수 없는 기분을 누르고자
멀리서 들려오는 파티음악에 박자를 맞춰
발을 동동 구른다.
쫄래쫄래 쫓아오다가
새근새근 잠들어버리는
네가 있어서 아무렇지도 않다.
보홀의 밤하늘은
별이 지워졌다가
생겼다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