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 인생에서 또다시
맡은 배역이 바뀌게 되었다.
혹은 연극 2막이 시작된 걸 수도 있다.
이제 당신은 청승맞은 호구에서
늙은 폐암 환자의 하나뿐인 보호자로
임명합니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구분 짓고
살고 있다.
폐암을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 짓듯이 말이다.
그 안에서 또다시 1기, 2기, 말기, 확장기 등등
힘들 때 옆에 있어주는 사람
한 발자국 거리를 두는 사람
먼저 묻거나
물어도 대답이 없거나
그저 고민하거나
먼저 움직이거나
힘들 때 사람 버리는 것 아니라는 말마따나
경우의 수를 고려하며 행동할 여력이 없다.
시간이 없고 돌아보니 이 순간에도 나는 배운다.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거나
기도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마음의 짐을 조금 덜고 버틴다.
그래도 징징거리며 살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 노력, 또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