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포폐암 환자' 라는
타이틀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엄마, 그리고 보호자의 삶이란 시한폭탄 같다.
늘 초조한 상태로 하루를 보내고
심장은 제멋대로 5분 대기조처럼
언제라도 뛰쳐나갈 기세다.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 나를 둘러싼 것들의
의미를 순간순간 정리하고 있다.
다만, 생각할 시간도 없이 본능에 따라
자의대로 해석하는 것이 많은 요즘이다.
의미를 상기시켰던 생활 속 단어들을
무작위로 열거해 본다.
망설임, 시선, 시간, 기록, 배려, 관계, 포기,
부탁, 선물, 감사, 공간, 수면, 죽음, 꽃,희망,
노력, 헌신, 진심, 핏줄, 타인, 계획, 신,길,
너, 나, 우리, 그들, 혼자 등등
의미의 의미의 의미다.
갑자기 드는 생각이
폐암같이 무거운 시한폭탄을 들고 있는
어떤 사람한테는 같이 들어주는 것과
해체를 도와주는 것 중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