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항암을 간신히 받았다.
병실도 어렵사리 구하고
환자도 많아서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먼저 받은 폐암 관련 뇌전이를 위한
방사선치료 효과로
엄마는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으나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기 시작했다.
엄마가 머문 자리에는
가여운 머리카락이 박혀있었다.
집에 가서 쉬고 내일 회사 가서
일 잘하라는 엄마의 마중을 받으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간신히 떼었다.
긴장이 풀어지지 않아 새벽에 깰 것이다.
한 달 정도 그렇게,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하릴없이 살고 있다.
어떻게 하면 푹 자고
머릿속 스위치를 끌 수 있을까
다시 집에서 맨몸운동을 해본다.
아니, 스위치를 꺼도 괜찮은 걸까.
너무 많은 생각이 모래바람처럼
눈을 어지럽힌다. 소세포폐암......
하루종일 눈곱을 떼느라 정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