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
엄마가 떠난 지 6개월이 되었고
아직도 퇴근 후 그 빈자리는
익숙하지 않다.
그 날 이후 야근도 하지 않는다.
시간의 공허함에 세게 얻어맞고
나를 돌보는 시간을 더 갖기로 했다.
해지하지 못한 엄마의 휴대폰은
이제 스팸전화도 오지 않는다.
아직도 점심시간이 되면
어디다가 전화를 걸어야 될 것 같은
슬픈 조바심은 없어지지 않았다.
요동치는 감정은 없지만
금방이라도 울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제 엄마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없다.
아직도 잠자는 법을 터득하지 못한
나의 저녁은 이불 속에 숨어버렸다.
유난히도 더운 새벽에
뜨거운 눈물 한 방울과
잠에서 깨는 새벽이 낯설지 않다.